여러분 서울시내에 하천이 몇개 있는지 혹시 아십니까? 실개천을 제외하고 법정 하천으로 분류된 하천을 합치면 모두 36개입니다. 한강과 중랑천, 안양천은 국가하천으로 분류되며, 청계천은 중랑천 수계의 지방하천으로 나뉩니다. 나머지 32개 하천도 지방하천으로 분류되는데요. 이 가운데 14개 하천은 갈수기에는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 건천입니다.
서울 강북의 방학천이 현재 모습입니다. 하천 바닥에 물이 전혀 없는 건천이지요. 이렇게 형편없는 모습의 하천이 방치하는 한 주변 환경은 좋아지기 어렵겠지요. 다행히 상류 일부지역에는 작은 공원이 조성돼 있어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지만, 대부분의 방학천 주변 지역은 이런 상태로 버려져 있습니다.
조금 더 상류로 올라가 봤지만, 잡풀만 무성할 뿐입니다. 이렇게 건천은 여름철 우수기를 제외하면 300일 가까이 건천 상태로 방치돼 있는 게 현실입니다. 방학천 하천 바닥에는 하수도 집수관이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주변 주택가에서 흘러나오는 생활오수는 차집관거를 거쳐 별도의 하수관으로 흘러들어갑니다. 하지만, 일부 시설물에서 불법으로 유출하는 생활오수가 가끔씩 건천으로 흘러들어 악취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방학천이 북한산 수계라면, 다음 사진의 도봉천은 도봉산 수계입니다. 도봉산국립공원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도봉천을 거쳐 중랑천으로 흘러가는 겁니다. 그런데 국립공원 입구 바로 옆 도봉천은 아래 사진처럼 폐허로 방치돼 있습니다. 예전에 수영장이 있었다고 하는데, 소유권 문제로 소송이 진행됐고, 도봉구청이 승소했지만, 하천은 빈 수영장 터로 변해버렸습니다. 국립공원 입구 하천의 모습을 이런 상태로 나두고 있는 게 서울시의 현주소입니다.
서울시는 오는 2012년까지 서울지역 건천 14곳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복원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노원구의 당현천을 가봤는데요. 사시사철 물이 흐를 수 있는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재미있는 건 하천복원 공사가 진행되면서 근처 지역 아파트 값이 많게는 1억 가까이 올랐다는 겁니다. 흉물스럽게 버려진 하천공간이 생태공간으로 조성되면, 근처 주민들도 하천을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지요. 생태하천에 공원과 산책로를 조성하고, 근처 중랑천의 물을 끌어올려 정수과정을 거쳐 방류하면 물도 깨끗해질 것이라고 서울시는 설명했습니다.
지난 2002년부터 생태하천 복원공사가 시작된 서울 성북천입니다. 말은 생태하천이지만, 사실상 인공하천인 청계천과 달리 하천 바닥을 자연에 가깝게 복원하고 주변 생태계도 친환경적으로 조성한 성북천은 서울시가 주목하고 있는 모델입니다.
성북천은 복개하천 복원과정에서 주민들과 잡음이 끊이질 않던 곳이었습니다. 복개하천 상가에 입주민과 상인들의 보상이 쉽지는 않았지요. 그러나 서울시와 성북구는 오랜 인내의 과정을 거치면서 주민들을 설득하고원만한 보상과 합의를 이뤄내고 생태하천 복원공사에 돌입했습니다. 마른 하천의 물을 공급하는 문제는 근처 지하철 역에서 나오는 지하용출수로 해결했습니다. 수량이 많지 않아서 아직까지 성북천에 충분한 물이 공급되지 않고 있지만 성북천에는 곳곳에서 생명체가 되살아나고 있었습니다.
수면 위에 놀고 있는 소금쟁이와 피라미가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아직은 생태계가 완전히 복원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서서히 살아나고 있는 수생동물은 생태하천 복원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는 2012년까지 서울시는 2천억원을 투입해 불광천과 도림천, 당현천, 고덕천, 묵동천, 도봉천, 우이천, 성북천, 세곡천, 여의천, 망월천, 대동천, 방학천 등 14곳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시는 물 확보방법으로 한강 등 하천의 원수를 취수,정수해 방류하는 방식과 전력, 통신 공동구 등에서 발생하는 지하수를 하천으로 방류하는 방식. 하수처리장에서 고도 처리한 물을 방류하는 방식 등을 복합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개발과정에서 청계천식으로 복원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시간이 더디게 걸리더라도 자연생태계를 복원하는 방식으로 건천복원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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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14년차의 경력에도 왕성한 취재력을 과시하는 유희준 기자는 현재 사회1부 소속으로 서울 시청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굵직한 특종과 호소력 짙은 시사다큐로 2002년 한국방송대상과 2003, 2005년 한국기자상을 두번이나 수상하며 SBS 탐사보도의 위상을 높인 베테랑 방송기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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