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3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의 통화 스와프 체결로 "통화정책을 길게 보고 여유 있게 운용해나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는 이번 계약 체결로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등에 나서는데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이날 미 FRB와 원·달러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외환보유액이 모자라서 통화스와프 계약을 한 것이 아니고 제 2선, 제 3선을 준비한다는 의미도 있고 국제적으로 일어나는 유동성 부족에 대해 전세계가 인식 같이하고 함께 대응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문답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게 된 과정 자세히 말해달라
▲이 업무 담당하고 있는 이광주 부총재보가 실무를 총괄했다. 미국까지 갔다가 좀 전에 귀국했다.
(이광주 부총재보) 먼저 미 연준에서 기존에 유럽중앙은행, 영국, 일본, 스위스 중앙은행과 했던 것을 덴마크, 노르웨이로 확대했다. 그때 주재원이 일단 연준과 접촉해 내용 알아보고 성사 가능성 타진했다.
거래의 기본 요건은 통화가 국제 결제성 통화이어야 하고 국가 신용등급이 'AAA'이어야 하는데 우리는 'A'였다. 이후 10월 8일에 미 연준 부총재와 만나서 방한에 대해 얘기하고 당사자를 직접 만났다. 연준 이사회의 도널드 폰 이사장과 만나서 성사 가능성을 얘기했는데 부정적이었다. 한국경제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 거치면서 연준 쪽에서는 '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다른 나라와의 관계 때문에 애로를 표명했다.
그러면서도 11일부터 담당 국장 만나 실무적으로 접촉하면서 성사 가능성을 생각하게 됐다. 그 후로 오늘 아침 발표 때까지 실무접촉이 급속히 진행됐다.
--남은 절차와 계약 조건은
▲(이 부총재보) 나와 연준 부총재와의 계약 조건은 다 됐고 서명하는 절차만 남았다. 한 4일 정도면 될 수 있다. 조건은 오늘 발표한 4개국 이외에 기존 10개국과도 같다.
--어제부터 계약 체결 내용이 흘러나왔는데
▲서울과 워싱턴에서 새벽 4시30분에 발표하기로 돼 있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미 공개시장조작위원회(FOMC)의 고유 권한이다. 그전까지 확인하기가 곤란했다. 어제 알려진 것은 한은과 미 연준이 통화스와프 계약을 곧 체결할 것이라는 내용만 알려졌고 규모 등은 밝혀지지 않았다. 지금 이 발표는 전 세계 공통으로 똑같은 시각에 하는 것이다. 싱가포르, 브라질도 마찬가지다.
--언제부터 미 연준 달러를 투입하나
▲지금 우리가 가진 자체 외환보유액으로 외국환 은행들에 경쟁 입찰 방식으로 달러를 공급하고 있었다. 앞으로 300억 한도 내에서 외화 자금 가져오더라도 같은 방식으로 운용한다. 따라서 그 돈, 이 돈을 구분할 필요는 없다.
--시장에 긍정적 영향 줄 것으로 보이는데 총체적 의미 정리해달라
▲(이 부총재보) 우리나라의 대외 문제 뿐 아니라 국제적 금융위기를 해결하는 데 동참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원화가 주요 통화로 인정받는다는 의미도 있다. 또 한미가 성숙한 관계로 진입하고 우리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재확인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종식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외환·자본시장에 대한 과도한 우려와 이로 인한 지나친 원화 약세 등 시장의 불안심리를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다.
--외환보유액이 상당히 많은데 실제 스와프를 사용할 필요가 있나
▲(이 부총재보) 지금 통화스와프를 하는 나라 중에서 캐나다는 실제 사용하지 않고 있다. 만약의 경우를 위한 대비로 봐야 한다.
금리 조건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매 거래가 일어날 때마다 연준과 고정금리에 대해 약속을 하게 된다. 현재로서는 '오버나이트 인덱스 스와프(OIS·하루짜리 초단기 대출금리)'에 플러스 알파를 하기 때문에 높은 금리는 아니다. 구체적인 금리조건은 매건 마다 협의에 의해 정해진다.
(이 총재) 연준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처음부터 강조한 것이 싱가포르도 1천600억 달러, 브라질도 2천억 달러로 상당히 큰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고 (우리나라도) 외환보유액이 부족해서 계약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국제 금융시장 불안의 진원지가 미국이고 전 세계에 나갔던 달러가 미국으로 환수되는 상황인데 이를 방치했다가는 세계적으로 안 좋은 일 생긴다. 시장에서 달러가 환수되는 경우에는 중앙은행이 달러를 풀어야 한다. 그것이 기본적인 인식이다. 외환보유액이 모자라서 통화스와프 계약을 한 것이 아니고 제 2선, 제 3선을 준비한다는 의미도 있고 국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유동성 부족에 대해 전 세계가 인식 같이하고 같이 대응한다는 의미다.
--처음에는 미국 쪽이 부정적인 반응 보였는데 어떻게 설득했나
▲(이 부총재보)우리의 실물경제는 세계 13위 규모다. 그런데 금융부문에서 그에 걸맞지 않은 대우받고 있다. 아시아 역내 시장에서의 금융통화 통합이 상당히 진전됐다. 우리처럼 개방화가 빨리 진전된 나라도 없다. 외국인의 국내 금융시장 진출,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위상 등을 설명했다.
우리나라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을 경우의 문제, 우리가 국제 금융시장에 기여할 수 있는 바가 상당히 크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한시 조건으로 돼 있는데 추가 연장 가능성은
▲(이 부총재보) 내년 4월 말까지라고 합의한 것은 중앙은행간 통화 스와프가 일시적인 유동성 경색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구조적인 문제를 이런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성격 자체가 단기라야 한다.
내년 4월30일까지 대체로 6개월인데 필요한 조치를 해놓고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연장할 필요가 없다. 만약 안정이 되지 않는다면 다른 협의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이것은 한·미 간 문제는 아니고 미 연준까지 15개국이 한 덩어리로 움직일 것이다. 전체를 하나로 보고 연장하든 연정하지 않든 결정 이뤄질 것으로 본다.
--통화정책에 미칠 영향은
▲그동안 원화 환율이 물론 경상수지나 자본수지 쪽에서 다소 상승할 요인이 없지 않았지만 지나친 불안감 때문에 과도하게 변동하는 때도 있었다. 이러한 막연한 불안감을 진정시켜주고 국내 외국환은행들의 외화유동성 사정 등을 안정시켜 환율 뿐 아니라 전체 금융시장 안정에 도움될 것이다.
그렇게 보면 한은의 통화정책을 길게 보고 여유 있게 운용해나갈 수 있는 환경 만들어지는 것 아닌가 싶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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