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간 25일 첫 베이징(北京) 정상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실용주의자'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두 정상은 정상회담 시작 전부터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했다.
제7차 아셈(ASEM, Asia-Europe Meeting)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민대회당 본회의장에서 회담 장소인 해남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어깨동무를 하는가 하면 웃는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자연스레 연출한 것.
특히 두 정상은 정상회담 중은 물론 회담이 끝나고 나서도 상대를 치켜세우는 등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우선 이 대통령은 유럽의 금융위기 공동대처와 관련, "유럽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사르코지 대통령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한 것에 대해 존경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고,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1차 본회의 선도발언에서 국제금융시장의 관리감독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에 상당한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또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북핵폐기 협조 요청에 대해 "우리는 이 대통령께서 조언해 주는 대로 하겠다. 조언을 해 달라"며 적극적인 태도를 취한 것은 물론 회담 도중에 "이 대통령 발언 중에 공감하는 바가 많은데 아마도 이는 이 대통령이 기업가 출신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말미에 "중요 사안에 대해 큰 이견이 없는 것 같다"면서 "짧게 대화했지만 오랫동안 대화를 나눈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두 정상은 다만 지금의 금융위기에 대한 '미국 책임론'을 놓고는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의 친구이지만 우리를 지금과 같은 상황에 놓이게 한 것은 미국"이라면서 "불을 낸 사람이 꼭 소방수 역할을 책임져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진원지가 바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며 미국 책임론을 제기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특히 내달 15일로 예정된 다자 정상회의(G20)를 거론하며 "우리가 워싱턴까지 먼 길을 가는 것은 무슨 얘기를 위한 것이 아니고 결정을 내리기 위한 것이다. 이번에 결정이 내려지지 않으면 상당한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며 금융위기 해법 마련에 대한 미국측의 적극적 태도를 주문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지금의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침체로 확산되고 있어 상당히 걱정"이라면서 "미국조차 바로 내일에 무슨 일이 일어날 줄 모르고 있다가 막상 일이 닥치니까 상당히 당황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이번 워싱턴 다자 정상회의에서 주장만 있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되는 만큼 서로 의견을 모아야 한다"면서 "유럽도 우리 아시아 뿐 아니라 미국과도 사전 협의를 하면 더 효과가 있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사르코지 대통령의 미국 책임론에 대해 일정부분 공감의 뜻을 나타내면서도 유럽 국가들이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사전에 의논하고 조율해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위기 해법 마련과 관련한 미국과 유럽 국가들 사이의 `물밑갈등' 해소를 위해 중도적 입장에서 중재할 수도 있음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한국이 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것을 잘 안다"면서 "워싱턴 G20 회의에 앞서 11월7일 유럽국가들간 정상회의가 열리는데 그 바로 직후에 아시아 각국에 외교특사를 보내 유럽의 금융위기 극복 방안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겠다"며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유럽-아시아간 공조강화를 힘주어 강조했다고 이 대변인은 설명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 대통령-사르코지, 첫 정상회담서 '코드' 조율
금융위기 '미국 책임론'엔 미묘한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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