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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농협 조합장의 상당수는 '무늬만 농민'

<8뉴스>

<앵커>

농사 짓지 않은 사람들이 쌀 직불금을 타가서 요즘 세상이 시끄러운데, 이번에는 농민만 될 수 있는 농협조합장 자리를 가짜 농민들이 맡고 있어서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집중취재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의 S지역 황 모 조합장이 농사를 직접 짓고 있다고 신고한 논입니다.

모 대학 행정처장직을 그만둔 뒤 조합장이 되기 직전인 지난해 5월 2년 임대차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경작은 땅주인인 허 모 씨가 했습니다.

[땅주인 가족 : (작년에는 농사를 지었습니까?) 예, 작년까지 지었습니다.]

부산 N지역 왕 모 조합장이 채소 등을 경작한다는 곳은 고추와 배추를 심었지만 2백 제곱미터에 불과합니다.

그야말로 텃밭 수준으로 경작이란 말이 무색합니다.

조합장으로 선출되기 위해서는 1천 제곱미터 이상을 실제로 경작해야 자격이 주어집니다.

부산 K지역의 또 다른 조합장은 친형의 땅을 빌려 농사를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조합장의 비료 구입 현황을 보니 지난 99년부터 10년간 단 한포만 샀습니다.

부산지역 13개 지역 농협 조합장 가운데 이렇게 가짜 농민 시비가 불거진 곳은 곳은 확인 된 곳만 5곳.

나머지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평조합원들은 주장합니다.

농협 본부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어쩔 수 없다는 반응입니다

[농협 부산지역 본부 관계자 : 조합장이 논에 물대 는 것 모심는 것 그 시기에 가서 확인할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아니었기에 서류상으로 확인할 수 밖에 없었죠.]

농협조합장은 연봉 1억 5천만 원 안팎에 기사와 대형차량이 제공되고 조합장 재량으로 쓸 수 있는 지도사업비도 한해 10억 원이 넘습니다.

쌀 직불금 부정 수령 파동에 이어 무늬만 농민인 농협 조합장들이 또 한번 농심을 멍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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