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구한말 황실과 풍속을 담은 희귀 사진과 삽화가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영국 신문에 실렸던 우리의 100년전 모습, 유병수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고종황제의 둘째부인이자, 영친왕의 어머니 순빈 엄 씨.
숙명, 진명, 양정 세학교를 설립한 왕비로, 고종이 특히 그 아름다움에 매료됐다고 전해져 복스러운 얼굴에 조선말 미인의 기준을 엿볼 수 있습니다.
조선 총독 이토 히로부미의 부인으로 추정되는 여성과 그 두 자녀와 함께 선 엄비의 표정에는 구한말 조선의 어둠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1907년 고종이 강제로 퇴위된 뒤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던 때의 사진입니다.
도포와 갓을 쓴 고종과 순종, 두 내시 사이에 서있는 어린 영친왕.
건물 밖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고종의 표정에서 아직 세상사를 궁금해 하는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서울에 처음 나타난 자동차에 혼비백산하는 조선의 백성들.
땅에 얼굴을 파묻은 사람부터, 모두 집어던지고 달아나는 아이까지, 자동차는 이들에게 괴물로 보였습니다.
1858년부터 1911년까지 영국신문에 소개된 조선의 희귀한 풍속사진과 삽화 261컷이 공개됐습니다.
[김장춘/엮은이·명지전문대 영어과 교수 : 조선의 제일 중요한 시기인 (대한제국의) 개국이전부터 조선이 멸망하는 한일합방되는 그 해까지 조선에 관한 그림·사진들을 다 정리해서 실었다는데 의미가 있습니다.]
처음으로 공개되는 희귀한 사진들은 구한말 외세에 억눌린 조선의 역사와 우리 선조들의 생활상을 생생히 전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