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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겨운 금융대책 약발…얼마나 지속될려나

은행들의 외화 차입에 대한 지급보증 등 정부의 고강도 처방에 금융시장이 일단 '호응'했다.

10일 원.달러 환율은 하락하고 증시는 상승하면서 외견상으로는 정부의 처방이 약효를 발휘했다. 지난주말 뉴욕 증시가 하락하고 외국인들이 주식 투매를 계속했으나 금융시장 대책에 대한 기대감이 불안감을 힘겹게 밀어냈다.

하지만 하루 환율 변동폭이 100원에 달하고 증시도 큰 폭의 변동성을 보여 투자자들의 '패닉' 심리가 가라앉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적인 금융 불안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물경제의 침체 우려까지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 대책만으로 금융시장이 본격적인 안정 국면에 접어들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 겉보기엔 '안정'..불안 여전히 내재

은행들의 외화 차입에 대해 1천억 달러 규모의 지급 보증을 하고 은행에 300억 달러를 추가로 풀겠다는 정부 대책이 외환시장에는 일단 약효를 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7일)보다 달러당 19.00원 떨어진 1,31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하락해 2거래일간 하락폭은 58.00원에 달했다.

장 초반 30분간 100원 범위에서 환율이 급등락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도 여전했지만 은행들이 달러난을 덜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되며 하락세를 유지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성명을 통해 한국 정부의 대책이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리보 금리(런던 은행 간 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하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7일 3개월짜리 달러 리보 금리는 4.42%로 5일 연속 떨어졌고 하루짜리 달러 리보 금리는 1.67%로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도 상승했지만 3년 이상 펀드 장기 보유자에 대해 감세 혜택을 준다는 정부의 대책은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다는 평가다.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96포인트(2.28%) 오른 1,207.63에 마감했지만 장중 한때 1,149선까지 떨어지면서 연중 저점을 경신하는 등 크게 출렁거렸다. 외국인과 개인이 모두 매도에 나선 탓이다. 나흘째 순매도한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판 뒤 자국으로 송금하기 위해 달러로 바꾸면서 환율의 하락도 제한됐다.

한국은행 총재가 "경기가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도록 유념할 계획"이라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시사했지만 증시의 회복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프로그램 매수 강도가 커지면서 지수가 1,2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0.91포인트(0.26%) 오른 353.09로 마감했다.

◇ "정부 처방 효과 제한적..해외가 변수"

전문가들은 정부 대책이 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겠지만 그 효력이 얼마나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현재의 외화유동성 경색이나 주가 하락이 세계적인 금융 불안과 실물경기 침체 우려 등 해외 쪽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정부 대책으로 단기적으로는 시장 불안이 완화될 것"이라며 "우리만 정부의 지급 보증이 없어 대외 채무가 위험하다는 우려가 있었던 만큼 근본 대책은 아니지만 은행의 대외채무 위험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환율은 일단 진정되겠지만 외화 유동성 경색 문제나 금융시장 불안이 상당 부분 글로벌 요인에서 비롯된 만큼 정부 대책이 미치는 영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현물환 시장의 거래량이 크게 줄었고 시장이 제 기능을 못해 변동성이 큰 장세는 지속될 것"라고 전망했다.

토러스투자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정부 대책이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는데는 긍정적이지만 해외 금융시장의 불안이 진정되지 않으면 단기적인 약발에 그칠 수 밖에 없다"며 "해외시장의 안정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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