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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첫 흑인대통령 가능할까

'반부시 정서', '경제위기'로 백악관행 순항

 검은 피부의 버락 오바마가 건국이후 처음으로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민주당이 8년만에 공화당으로부터 백악관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미국은 물론, 전세계의 눈과 귀가 앞으로 보름여 남은 선거 결과에 쏠려 있다.

케냐 출신 흑인 아버지와 캔자스 출신의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아랍어 이름(`버락'이라는 단어는 아랍어로 `축복받은' 이란 의미)을 지닌 오바마. 그는 분명 미국 주류 사회가 용인하기 어려운 인물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지금 그는 `오바마 대세론'을 굳혀 가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바마는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에 적게는 2%포인트, 많게는 14%포인트까지 앞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직도 박빙의 게임이라고 하지만, 선거를 불과 2-3주 남겨 놓고, 수십 곳의 조사 결과가 일관되게 한 후보의 승리를 점친 적은 상당히 드문 경우이다.

공화당의 최고 선거전략가로 불리는 칼 로브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만약 매케인이 승리할 경우 1948년 해리 트루먼(Truman) 이후 가장 극적이고 인상적인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뒤집어서 보면, 1948년 이후 민주.공화 양당 후보간 격차가 이렇게 벌어졌던 적이 없었다는 말과도 같다.

특히 간선제인 미국 대선의 승패를 좌우하는 대의원 수 확보에서 오바마는 이미 과반인 269명을 웃도는 270여명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승패를 좌우해온 버지니아, 노스캐롤라이나 등 격전주에서 오바마가 승기를 잡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정치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추계에 따르면 오바마는 277명의 대의원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대세론은 잇따르는 `오바마 지지' 선언에서도 엿볼 수 있다.

미국 일간 LA타임스는 사설을 통해 오바마 후보는 역경 속에서도 사려 깊은 차분함과 품위를 잃지 않는 지도자를 찾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다면서 그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앞서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의 주요 일간지들이 오바마 지지 성향을 보이고 있거나 공개 지지를 선언했고, 영국의 일간 더 타임스까지도 이에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심지어 매케인의 러닝메이트 물망에도 올랐고, 조지 부시 정권에서 국무장관을 지냈던 콜린 파월이 오바마를 지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오바마 대세론'의 1등 공신은 역설적이지만 조지 부시 대통령이다.

지난 1년간 국정 지지율이 20%대에 머물고 있는 인기없는 대통령 부시가 지지하고 있는 매케인에 대해 미국인들은 반감을 갖고 있다는 것. 오바마 진영이 매케인을 향해 `부시 3기'라고 공격한 것은 이 같은 국민정서를 제대로 읽은 것이었다.

마치 지난해 한국 대선에서 `반노 정서'(당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반감)가 대선판을 일찌감치 규정지으면서 어떤 변수도 이를 넘어서지 못했던 것과 흡사하다.

여기에 사상 초유의 금융위기는 오바마에겐 오히려 기회가 됐다.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 `페일린 효과'로 인해 매케인에게 밀렸던 오바마는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경제위기를 극복해 낼 수 있는 지도자 이미지를 미국 유권자들에게 심어주는데 성공, 지지율을 역전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3차례의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72세의 매케인이 조급함을 보이며 공격적으로 나온 데 반해 47세의 오바마가 차분하게 대처한 것도 그의 승세를 굳힌 계기가 됐다.

그러나 아직 오바마의 승리를 예단하기는 성급하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아직은 미국 사회가 흑인 대통령을 용인하기 어려울 것이며, 11월 4일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그간 여론조사와는 생판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인종 문제외에도, 투표율과 막판 돌발 변수의 등장 가능성 등은 `오바마 대통령 당선' 가도에 언제든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큰 적은 내부의 자만심이다.

이미 선거 승리를 기정사실화 하고, 선거직후 대규모 파티를 준비하고 있는 측근들까지 있다는 소문도 있다.

오바마가 지지자들을 향해 "너무 들뜨지 말고 여론조사 결과에 주의를 기울이지도 말라"며 "결승선까지 계속 달려야 한다"고 말한 것은 대세론에 안주하지 말고 경계심을 끝까지 유지할 것을 호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가 향후 보름간 현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경제위기속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인들에게 변화와 희망의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켜 나갈 수 있을 지 여부가 당선의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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