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이 받아야 할 쌀소득보전직불금(이하 직불금)을 고위 공무원과 고소득층 전문직들이 부당 수령해 양도소득세 감면 효과를 노렸다는 사실이 드러나 큰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합법적인 부재지주의 양도세 감면 방법으로 '농지은행'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부재지주가 한국농촌공사가 운영하는 농지은행에 농지를 맡겨 8년 이상 위탁하면 '사업용' 토지로 간주해 양도세가 60%로 중과되지 않고 9-36%의 일반 세율로 과세된다.
물론 직불금을 수령해 직접 농사를 짓는 것으로 위장한다면 양도세를 최고 1억원까지 감면받을 수 있어 절세 효과가 더 크지만 경작이 불가능한 부재지주에게는 엄연한 불법인데다 적발시 사회적 비난과 처벌도 불가피해 합법적인 농지은행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농촌공사에는 최근들어 농지 위탁과 관련한 문의가 크게 늘었다.
19일 공사 관계자는 "직불금 문제 이후 대대적인 단속이 예상되면서 하루 평균 50여통이던 농지위탁에 대한 문의전화가 100여통으로 늘어났다"며 "정부 단속에 걸리기 전에 미리 농지 위탁을 타진해보려는 사람들이 많은 듯 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농지은행에 위탁하면 쌀 직불금은 정당하게 농지를 임대받아 경작하는 농업인이 수령해가기 때문에 직불금 문제에도 거리낄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부재지주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과 양도세 감면 효과 등으로 농지은행 위탁 수요는 증가 추세에 있다.
농촌공사 집계에 따르면 2005년 233명(면적 111만3천㎡)에 불과하던 위탁자수는 2006년 6천913명(3천373만2천㎡)에서 2007년 8천465명(4천274만㎡)로 급증했고 올해는 이달 17일까지 7천984명(3천965만1천㎡)이 위탁을 했다.
특히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지난 9월부터 11월말까지 농지이용 실태조사에 착수함에 띠라 부재지주의 농지 위탁 수요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농촌공사는 올 연말까지 위탁 농지 규모가 지난해보다 17% 증가한 5천만㎡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도 농지 임대위탁을 맡길 경우 위탁 수수료(연 임대료의 8-12%)가 부과되지만, 양도세 감면 혜택이 주어지고 농업인으로부터 농지 임대료를 받을 수 있어 적극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한다.
만약 부재지주 A씨가 2007년 10월 농지를 1억8천만원에 취득해 1년 후인 2008년 10월 농지은행에 임대위탁을 주고, 8년 후인 2016년 10월 농지를 판다고 가정할 경우 매도시점의 가격이 3억원이라면 부재지주 신분으로는 양도차익의 60%가 중과돼 7천50만원을 양도세로 내야 하지만 농지은행에 위탁하면 2천23만원만 내면 돼 약 71%의 절세 효과가 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농사를 지을 수 없는데 농지를 계속 보유하고 싶다면 농지은행에 임대위탁을 맡기는 게 안전하다"며 "다만 취득(증여 등 포함)후 최소 1년간 90일 이상은 직접 농사를 지은 후에 위탁이 가능하고 도시지역 및 계획관리지역내 농지, 일정 면적(진흥지역 1천㎡, 진흥지역 밖 1천500㎡) 미만의 농지는 위탁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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