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권시장이 생긴 이래 주식가격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지난 16일 SBS 뉴스는 금융시장이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우려했던 실물경제 침체가 실제로 나타나면서, 증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신뢰가 붕괴된 상황에서 금융과 실물부문의 악순환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SBS 뉴스가 비로소 금융위기의 지속적인 악화라는 큰 흐름을 제대로 짚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불과 사흘 전인 지난 13일과 14일만 해도 SBS 뉴스는 대세를 잘못 짚은 분석 기사를 내놓았습니다. 뉴스는 주가가 폭등하고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진 13일 세계 각국의 공조 노력이 가시화되면서 금융시장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뉴스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시장이탈이 불안요인으로 남아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불안요인을 지적하면서도 시장 안정 쪽에 무게를 싣는 뉴스였습니다. 14일 뉴스는 세계 증시가 완전한 안정세로 돌아섰는지에 대해서는 낙관과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이어 단기적으로는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대세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단기적인 상승세'라는 전망마저 얼마나 안이한 분석이었는가는 이틀 뒤 주가의 폭락으로 드러났습니다.
SBS 뉴스는 외신보도를 인용하면서 초점을 잘못 전달했습니다. 지난 10일 뉴스는 한국 경제에 대한 외신들의 부정적인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월스트리트 저널이 아이슬란드와는 달리 한국은 외환위기가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고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한국이 지난 97년 외환위기를 겪었지만, 유가 하락으로 경상수지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은행 재정이 튼튼한 만큼 국가 부도위기에 처한 아이슬란드와는 다르다고 진단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이 한국의 은행은 "재정이 튼튼하다"고 분석했다고 SBS 뉴스가 인용한 대목의 원문을 보면 최악의 상황에 몰려 있는 "아이슬란드 보다는 덜 불안정하다"는 것으로 뉘앙스가 다릅니다. 더욱이 한국을 아이슬란드와 비교한 것 자체가 한국 경제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드러낸 것입니다.
언론의 증권시장 보도에는 단기적인 변동보다 장기적인 흐름이 더 중요합니다. 뉴스가 증권시장 분석가들처럼 단기적인 변동에 지나치게 흔들리면, 시장의 큰 흐름을 놓쳐 시청자들을 혼란에 빠뜨릴 우려가 있습니다. 한국경제에 대한 외신들의 부정적인 보도는 그들의 인식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나름대로 글로벌 투자자들을 위한 가이드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월스트리트 저널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습니다.
'쌀 직불금'이라는,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용어가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SBS 뉴스는 지난 14일 한나라당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 주변을 아방궁에 빗대가며 봉하마을 조성은 세금낭비의 대표적 사례라고 비난하자 민주당은 이봉화 보건복지부 차관의 쌀 직불금 신청 의혹과 경제실정을 감추기 위한 정치공세라고 반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뉴스는 쌀 직불금 부정신청 여파가 공무원 사회 전체로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15일 뉴스는 한나라당은 감사원이 이런 사실을 적발하고도 숨긴 참여정부 책임론을 제기했으며, 민주당은 이봉화 차관의 해임과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어 직불금 파문은 국정감사 최대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날 뉴스는 쌀 시장 개방에 따른 농민 소득 감소분을 보상해 주기 위한 돈이 실제로는 눈먼 돈이 되어 땅 주인차지가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쌀 직불금 파문은 우리나라 공직사회의 도덕적 수준이 어떤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여야의 공방이나 단순한 국정감사 보도의 하나로 처리될 일이 아니고, 언론이 적극적으로 파헤쳐야 할 주제입니다. 뉴스는 직불금 파문의 초점이 실제 경작자에게 돌아가야 할 지원금을 가로챈 공직자들의 부도덕뿐만 아니라 부재지주의 문제에도 맞춰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해야 합니다. 한나라당이 제기한 봉하 마을 문제도 공방전 차원이 아니라 언론의 자체 보도로 아방궁인지, 아닌지를 가려내면 됩니다.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일주일 동안 SBS 뉴스의 국정감사 보도에는 하루 한 건 꼴로 여야의 공방에 대해 비판하는 뉴스가 나왔습니다. 9일 뉴스는 파행과 막말, 그리고 난동까지 난무한 국정감사장 풍경은 아이들 보여주기가 민망할 지경이라고 보도했습니다. 10일 뉴스는 여야 간에 책임을 둘러싼 비난전이 벌어지면서 국정감사 본래의 취지가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뉴스는 15일 여야가 한 목소리로 ‘민생국감’, ‘정책국감’을 표방했지만, 여전히 정쟁국감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뉴스가 전하는 국회 소식에 따르면 국회는 항상 싸움만 하는 곳이라는 인상을 줍니다. 국정감사장은 국정의 중요한 문제가 밝혀지고, 정리되는 곳입니다. 뉴스는 중요하지 않은 공방전이나 국회의원들의 막말과 몸싸움보다는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내용을 전달하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정치문제를 전하는 뉴스가 이를 지나치게 정치공방으로 편집하는 관행에 대한 성찰도 필요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라디오 연설이 있었던 지난 13일 SBS 뉴스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날 뉴스는 대통령 연설에 대한 정세균 민주당 대표의 부정적 평가와 한나라당의 긍정적 평가를 함께 전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빤한 이야기는 뉴스가 아닙니다. 그것보다는 각계의 의견을 종합하여 뉴스가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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