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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 왜 국제유가와 따로 노나

올릴 때는 천정부지, 내릴 때는 찔끔?

요즘 차 몰기 어떠신가요?

연료 가격이 여전히 비싸긴 하지만 기름 1리터에 2천 원 하던 때와 비교해보면 그나마 한숨 돌렸다, 싶습니다. 더 좋은 것은, 요즘의 기름값 하락세가 좀더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건 중동산 원유인데, 이 지역의 가격 기준이 되는 건 두바이유 가격입니다.

이 두바이유가 최근(10/16 기준) 61달러 91센트까지 떨어졌습니다. 7월 3일 최고치를 쳤을 때가 140달러 70센트였으니 석 달여 만에 56%나 떨어진 것입니다.

1주일 전과 비교해 봐도 두바이유 가격은 20%나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내 휘발유값은 0.8%, 경유값은 1.5% 떨어지는 데 그쳤습니다.

원유값은 죽죽 내리는데, 왜 국내 제품값엔 제대로 반영이 안 되는 걸까요?

그 이유 몇 가지.

국제 가격이 아무리 반값으로 토막났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우리 제품가격이 반값으로 떨어질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기름 판매가격에 상당부분이 세금이기 때문인데요.... 

쉽게 말해 우리가 사서 쓰는 휘발유나 경유 값의 절반은 세금, 절반은 원유입니다. 만약 원유값이 50% 떨어졌다 하더라도,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는 세금이 움직이지 않는 한 전체 휘발유 가격은 25% 인하에 그치게 될 겁니다.

또 이런 부분도 있습니다.

정유사들에 따르면,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값을 결정하는 3대 요인은 1) 국제 석유제품 가격 2) 환율 3) 국내 상황 이라고 합니다.

1)과 같이, 사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휘발유, 경유 값은 국제 원유 가격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라 국제 석유제품, 즉 싱가포르 현물 시장에서 거래되는 제품(휘발유,경유...) 가격을 기준으로 책정됩니다. 즉, 북해산 브렌트유니, 두바이유니, 서부 텍사스산 원유니, 하는 원유 가격을 바로바로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러니 원유값 내렸는데 너희는 왜 안내리냐, 는 지적은 조금 성급한 감이 있습니다.

또, 최근 급등한 환율 탓에 국제 유가 하락 효과가 상쇄되면서 체감 혜택이 크지 않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 이 부분은 정유사들이 가장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마진 챙기려고 제품 가격을 크게 인하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올 때마다 정유사들은 "환율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환율이 안정세를 찾는다면 제품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하면서 말이지요.(두고 보면 알게 될 겁니다...^^)

마지막 세번째.. 국내 상황, 이라는 변수에는 정유사들의 판단이 작용합니다. 요즘처럼 하루에도 백원 넘게 급변동할 정도로 환율이 불안한 상황에서, 해외의 가격하락 요인을 그대로 시장에 100% 반영하기란 위험이 따를 테고, 결국 시장 눈치를 보며 조금씩 '감질 나게' 조정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비자들을 위해 좀더 과감하게 액션을 취해 주면 좋을 텐데요.

어쨌든 이같은 여러가지 이유 때문에 국제유가와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직접 연동해서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수급 불균형이 아닌, 심리적 원인에 의해 국제유가가 약세를 보이는 만큼 금융 불안이 지속되는 당분간(최소한 이달 말까지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원유가 배럴당 50달러 대로 하락할 수도 있다는데, 그러면 (일정 기간 뒤에) 대체 국내 기름값은 얼마나 내려갈까요.

- OPEC가 유가 약세에 따라 감산조치 등을 논의하는 긴급 회의를 갖는다는데, 이 영향으로  기름값이 본격 인하되기도 전에, 다시 국제유가가 올라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 갑자기 떠오른 것.

국제 유가 상승을 이유로, 비슷한 시기에 다같이 올려 버린 항공료와 식료품 가격, 등은 다시 떨어지지도 않던데..... 슬몃 억울한 생각이 듭니다.

 

[편집자주] 백화점과 할인점을 누비며 알짜 생활정보를 전해주던 남정민 기자가  지금은 기획재정부와 공정위를 출입하며 굵직한 경제 뉴스들을 보내오고 있습니다. 2002년 SBS 공채로 입사한 남 기자는 여기자 특유의 꼼꼼한 취재에 해맑은 외모로 개인 블로그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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