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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롤러코스터…대기업들도 경영애로 호소

금융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을 치면서 국내 주요 대기업들마저 경영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

선진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의 적극적인 개입과 우리 정부의 환투기 단속, 삼성 등 대기업들의 달러 매각 등의 영향으로 금주 초 환율이 하락하고 주가가 상승하는 등 일시적인 회생기미를 보였으나 이내 미국증시가 급락하면서 환율이 급등하고 코스피 지수가 폭락하는 등 금융불안이 재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은 증시 등을 통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을 늦춘 채 시장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또 수출 대기업들은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의 극심한 소비위축에 따른 판매감소로 '환율효과'가 상쇄되고 있다며 애를 태우고 있다.

◇자금확보 차질 = 증시 침체로 인해 직접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데다 비상장 계열사 상장이나 자금 유동화 작업도 지연돼 경영전략에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총력전을 펴고 있는 한화그룹의 경우 대한생명 등 비상장 계열사의 지분 매각, 부동산 매각 및 유동화 등으로 인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인데 증시와 자금시장 불안이 지속됨에 따라 자금 확보 계획이 차질이 빚어질까 내심 조바심을 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시장 불안에 따라 기업공개나 지분 매각, 부동산 매각이나 개발이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경우 그룹 전체적으로는 달러 비용과 수입이 각각 절반 정도여서 자금 유동봇〈?큰 문제가 없지만, 경기가 가라앉으면 항공수요 감소와 건설 계열사의 미분양 누적으로 이어져 실적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것이 부담이다.

실물경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증시가 침체되면서 대우건설 풋백옵션을 해소해야 하는 문제도 부담스러운 숙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들과 계속 협의하고 있지만 만기 연장 등 구체적인 논의는 하지 않고 있다"며 "유동성 확보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풋백옵션을 행사하더라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SK C&C는 SK 지주회사 체제 완성을 위해 기업공개를 추진중이나 환율 및 증시 불안으로 차일피일 늦추고 있다.

이미 올해 7월 금융시장 불안과 경제 위기로 인한 기업가치 저평가를 우려, 한차례 상장시기를 늦췄는데, 최근 들어 증시가 끝없이 추락해 상장의 기회를 찾기가 더욱 힘들게 된 것.

회사 관계자는 "SK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완성을 위해 내년 6월까지는 상장한다는 것을 목표로 노력중"이라며 "그러나 큰 손실을 보면서까지 무리하게 상장할 순 없기 때문에 고민"이라고 말했다.

◇경영계획 수립 지연 = 이미 4분기에 접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주요 대기업들은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 내리락 하는 금융시장 때문에 내년도 경영계획을 어떻게 세워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이달 초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에 착수했으나 국내외 자본시장, 환율, 유가 등 경영환경의 급변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계획 수립에 애를 먹고 있다.

삼성은 사장단협의회와 삼성경제연구소가 내년도 원·달러 환율과 금리를 각각 1천40원, 6.8%로 제시했다.

그러나 계열사들은 경제환경의 불안으로 인해 이 지표들을 참고로만 삼고 업종별 상황에 따라 환율과 금리를 탄력적으로 적용해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가령 원자재, 부품 등의 수입 물량이 많은 계열사들은 내년도 환율을 이 기준 환율보다는 높게, 반대로 삼성전자 등 수출 주력업체들은 환율을 낮게 잡는 등 상당히 보수적인 경영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제유가의 경우 사장단협의회와 삼성경제연구소가 제시한 전망치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각각 93달러, 85달러로 상당한 차이를 보여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이 얼마나 까다로운지를 반증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권오현 사장은 최근 내년도 투자 계획에 대해 "시장리더십을 이어갈 수 있는 투자는 계속할 것"이라면서도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서 아직 내년 계획을 안 세웠다"고 털어놨다.

항공, 유화, 건설 등 환율과 유가, 금리에 민감한 계열사들을 거느리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내년도 사업 전망을 세우는 데 애를 먹고 있다.

통상 사업 계획은 10월말 11월 초에 세우는 데 최근 금융 시장 불안이 계속되면서 환율과 유가 기준을 어떻게 정할지를 놓고 각 사업팀에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와 관련, SK그룹 각 계열사들은 최근의 환율변동 등 대외경제 변수의 추이를 실시간으로 점검하면서 실물경제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향후 경제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에 대한 시나리오별 계획을 세워 대비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비침체·실적하락 현실화 우려 확산 = 금융 불안과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 감소로 글로벌 IT업체들과 자동차 등 수출업체들도 애로를 겪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의 경우 환율 상승으로 혜택을 보는 대표적인 수출기업이긴 하지만 소비심리가 위축돼 차가 팔리지 않으면 '환율 효과'도 소용이 없기 때문에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영역으로 전이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이날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가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이같은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더구나 다양한 저리 할부상품으로 소비자의 지갑을 열어야 하는 입장에서 신용경색은 자동차 판매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현대.기아차그룹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금융불안으로 변동하면 판매전략도 바꿔야 하기 때문에 신경을 안 쓸 수 없다"고 말했다.

IT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올해 4분기 실적은 3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보는데, 내년 1분기 실적은 정말 점치기 어렵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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