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화 보건복지가족부 차관으로부터 비롯된 쌀 직불금 부당 신청 의혹에 따른 파장이 급속히 번지는 가운데 검찰은 수사 착수 문제에는 상당히 유보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대검찰청 관계자는 15일 감사원이 2006년 쌀 직불금 수령자 가운데 실경작자가 아닌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28만명 정도라고 발표한 데 대해 "일단 정부의 실태 파악과 후속조치를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감사원의 수사의뢰나 시민단체의 고발이 전제된다면 법리 검토에 착수해야 하겠지만 28만건의 불법성을 각각 가려내기는 사실상 어렵고, 1인당 받은 평균 금액이 100만원 정도인 점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로선 인지 수사는 적절치 않다는 게 검찰 내부 분위기이다.
쌀 직불금은 정부가 쌀 시장 개방에 대비해 목표 가격과 산지 쌀값의 차이 가운데 85%를 정부가 직접 현금으로 메워주는 제도이다.
그런데 `쌀 소득 등의 보전에 관한 법률'은 쌀 직불금 지급 대상자를 논 농업에 종사(휴경하는 경우 포함)하는 농업인 등으로 규정했고, 여기서 말하는 `종사'의 개념에는 실제 경작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경영하는 것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공무원 등이 소작농에게 임금을 주고 대리농사를 지은 경우는 쌀 직불금을 직접 받았더라도 `경영'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
반면 농지를 통째 빌려주고 그 대가로 수확량의 일정 부분이나 금액을 받기로 계약해놓고 쌀 직불금까지 받았다면 사기죄 등으로 처벌할 여지도 있다는 게 검찰 안팎의 해석이다.
이처럼 계약관계에 따라 불법 여부가 달라져 검찰이 수사에 나서더라도 28만건의 계약관계를 일일이 파악할 수 없고, 그마저 땅 주인과 임차농이 입을 맞추면 위법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다수 공무원이 수사 대상에 오르는 혼란과 수사 인력, 기간 등을 고려할 때 검찰이 수사를 벌이기보다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 7일 국회에 제출한 `쌀 소득 등의 보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을 통해 신속한 제도 개선과 재발 방지가 적절한 대책이 아니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쌀 직불금 신청이 양도소득세 중과 회피 및 농지법 위반에 따른 농지처분명령 처분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됨에 따라 이에 대한 규명과 부당하게 지급된 쌀 직불금을 돌려받는 장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검찰이 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촉구성 목소리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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