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등세를 나타냈던 글로벌 증시가 숨 고르기에 들어섰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등락을 거듭하는 혼조세 끝에 전날 종가보다 76.62포인트(0.82%) 하락한 9,310.99로 마감됐다. 15일 코스피지수도 전날보다 27.41포인트(2.00%) 내린 1,340.28로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의 구제금융안에 대해 환호했던 투자자들이 이제 조금씩 흥분을 가라앉히고 향후 장세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가라앉고 매수세력에 힘이 실린다면 본격적인 상승장을 기대할 만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증시는 다시 한번 약세장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형국이라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부분은 구제금융안이 과연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14일 글로벌 자금시장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리보(런던은행간 금리)는 3개월짜리 달러 금리가 전날 4.7525%에서 4.635%로 떨어졌다.
금리 하락 자체는 환영할 만하지만 3개월짜리 금리의 하락 폭이 미미한 것은 금융기관이 3개월 동안 생존할 가능성에 대해 시장이 아직도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이도한 애널리스트는 "어떤 기관이 구제금융의 수혜로 생존하고 어떤 금융기관이 도태될지 불분명한 상황에서 이번 위기의 핵심인 금융기관 간 유동성 경색 문제가 쉽사리 해결될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더구나 부동산 경기를 비롯한 실물 경기의 침체가 지속되면 금융기관 구제에 필요한 자금 규모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서브프라임 사태를 예측해 유명해진 뉴욕대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미 주택가격도 앞으로 15% 더 떨어져 금융기관의 손실이 기존의 1조~2조 달러보다 많은 3조 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HMC투자증권의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주택 가격이 내려가면 금융기관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채권 가격도 덩달아 내려갈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금융기관의 손실 규모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경우 미국과 유럽 국가들의 재정적자 부담에 대한 우려마저 제기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미국이 발표한 구제금융은 7천억 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약 5% 수준이며,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 유럽 주요국들이 발표한 구제금융의 총액은 2조 5천억 달러로 이들 국가 GDP의 24%에 달한다.
한국투자증권의 박소연 애널리스트는 "이번 구제금융안으로 금융시장 안정에 성공하면 추가 자금투입은 별로 없겠지만 실패하면 추가 자금이 필요해 막대한 재정 부담을 이들 국가에 안겨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불안감이 증폭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은 신흥시장에서 주식이나 채권 등의 매도를 통해 현금을 확보하려는 강한 욕구를 갖게 되고, 국내 증시의 수급도 악화될 수밖에 없다.
구제금융 안도감에 14일 1천382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던 외국인들이 이날 다시 4천325억원 순매도로 돌아선 것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동부증권의 지기호 투자전략팀장은 "구제금융안 만으로 증시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어려우며 미국의 금리 인하 등 추가 대책이 나오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 매수에 나설 때에만 증시는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