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일본 등 3개국이 14일 워싱턴에서 5년만에 고위급협의를 열고 앞으로 이를 정례화하기로 한 것은 북핵문제 뿐만 아니라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문제 등 다른 국제이슈에 있어서도 긴밀한 공조체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고위급 3자협의는 1990년대 초반 시작돼 1999년부터는 북핵문제에 집중하는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로 발전했지만 2003년 1월을 마지막으로 공식회의는 열리지 않았다.
그해 8월 6자회담이 출범하면서 한.미.일 3국만 모이는 것이 북한을 압박하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 있었고 북한문제에 있어 노무현 정부 시절 한국과 미.일 간 이견, 역사문제로 인한 한.일 간 갈등이 심화된 것이 TCOG 회의 중단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런 이유로 5년 가량 중단돼온 3자 고위급협의는 한.미.일 3각 공조를 강조하고 외교정책에 있어 전 정부와 비교해 미.일 등과 가까운 이명박 정부가 등장하면서 재개를 위한 분위기가 조성됐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그 의제는 과거와는 다소 다르다.
TCOG이 핵문제를 비롯한 북한문제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협의에서는 북핵문제는 물론 이를 넘어선 다양한 국제이슈가 의제로 올랐다는게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외교 당국자는 15일 "북핵문제는 6자회담 수석대표 간에 긴밀히 협의하고 있으니 별도의 협의 채널을 또 만들 필요성이 크지 않다"면서 "그동안 한.미, 미.일 간에 양자차원에서 논의됐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문제 등 다른 국제안보 이슈들이 논의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미.일 3자 고위급협의가 원만하게 진행될 것으로 확언하기는 이른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각국 대표들이 이번 협의 결과에 대해 만족을 표하면서 향후 정기적으로 고위급 협의를 개최하는 것이 유용할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지만 국제환경이 복잡해지면서 한.미.일 3국이 국익에 따라 엇갈린 행보를 취하는 상황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본이 최근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 단적인 예다.
외교 당국자는 "물론 일부 사안에 대해 이견이 없을 수야 없겠지만 이를 원만히 조율하는 것도 3각 공조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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