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공조 노력으로 증시가 대공황 등 과거 폭락장과 다르다는 주장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이머징(신흥) 국가들이 과거와는 달리 자국의 이해관계를 떠나 위기 해결을 위해 보조를 맞추고 있고 국내 기업과 경제의 펀더멘털도 비교적 양호하다는 것이다.
13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주요 7개국 중앙은행이 동반 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지난 주말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선진 7개국(G7)과 13개 신흥경제대국으로 이뤄진 G20이 긴급 회동해 금융위기 타개를 위한 공동방안 마련을 모색했다.
증권업계는 이처럼 국가 간 공조체제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1929년 미국발 세계 대공황과 차이점을 찾고 있다.
158년을 이어온 리먼브러더스의 몰락 이후 시장에 슬금슬금 스며들었던 대공황에 대한 공포가 서서히 걷히고 있는 것이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은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 대공황 때는 금융정책 대응이 무력했던 데다 국가 간 공조체제가 없는 상태에서 극단적 보호주의가 득세하면서 글로벌화되고 장기적인 실물경제의 악화를 거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대공항 직전의 주가 고점을 회복하기까지 25년이나 걸렸으나 이번 금융위기는 과거와 같은 실물경기 악화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증시가 강세장으로 전환하기는 어려워도 대공황 이후 같은 장기 약세의 모습을 나타내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최근 국내 증시 상황이 1997년 외환위기 또는 2000년 IT 버블 붕괴 때와도 다르다는 것이 증시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동양종금증권 김승현 연구원은 "국내 기업 및 경제 전반의 펀더멘털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양호하다. 최근 증시가 경기와 실적 등 변수보다 환율 추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은 과거 학습효과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한화증권 전병서 리서치본부장도 "최근 경상수지가 악화됐지만 여전히 누적 경상수지 추이는 외환위기 때와 달리 양호하다. 개별기업의 재무건전성 또한 외환위기 당시와 차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전세계 금융시장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문제가 심리적 요인으로 실체보다 더 부풀려지고 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유가가 20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어느새 70달러선으로 주저앉았다"며 "상호 신용문제를 보여주는 금리가 천정부지로 뛰어오르지만 돈이 없어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불신에서 비롯된 부분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리적인 요인이 너무 많이 작용하고 있는 점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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