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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경제위기 극복위한 단합 역설

"신뢰가 중요…믿지 못하면 모두 패배자"

이명박 대통령이 13일 미국발(發) 금융쇼크로 촉발된 국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부의 각종 노력에도 불구, 경제위기가 진정되기는 커녕 갈수록 악화일로로 치닫는 상황에서 첫 라디오 연설을 통해 위기극복을 위한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역설하면서 국민적 단합을 촉구한 것.

이 대통령이 직접 '소방수'를 자청하고 나선 배경에는 최근의 경제위기가 미국 금융위기라는 대외 악재에다 시장의 막연한 불안감 등 심리적 요인이 겹쳐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는 현실인식이 깔려 있다.

시장이 정부와 경제 당국자들의 말을 신뢰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대통령이 적극 나서 시장을 진정시킬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여기에는 또 이번 경제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각종 개혁과제 및 민생과제의 정상적 추진이 어려워지면서 남은 4년 반의 국정운영이 힘들어질 지도 모른다는 의기의식이 배어있다.

실제 여권 내부에서는 경제상황이 계속 악화될 경우 취임 초기 국정을 마비시켰던 '쇠고기 파동'과 유사한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흘러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우리나라 경제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고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지나친 위기감을 갖지 말 것을 주문했다. 경제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 97년 외환위기 때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만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보면 미국이 0.1%, 유럽이 0.6%, 일본이 0.5%로 예상된다. 우리도 내년까지는 그리 쉽지 만은 않을 것"이라면서 "세계 경제는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우리만 독야청청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97년 IMF 위기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면서 "외환보유고는 2천400억 달러 수준에 이르고 이 돈도 모두 즉시 쓸 수 있는 돈"이라면서 "금년 4.4분기에는 경상수지도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또 "기업과 금융기관의 체질도 몰라보게 튼튼해졌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위기극복의 방법으로 가장 먼저 '신뢰'를 강조했다. 위기확산의 한 요인이 시장의 불신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신뢰야말로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고 단언했다. 또 "서로 믿지 못하고 각자 눈앞의 이익을 쫓다 허둥대면 우리 모두가 패배자가 될 수 있다. 지금은 길게 보고, 크게 보고 행동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신뢰를 바탕으로 정부와 기업, 금융기관, 정치권, 국민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역할을 충실히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부는 있는 그대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제적인 정책공조를 이뤄나가야 하며, 기업은 비록 오늘이 어렵지만 미래를 보고 투자를 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게 이 대통령의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에 대해선 흑자도산하는 일이 없도록 일시적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적극 도와줄 것을 요구했고, 정치권에 대해선 소모적 정치공방에서 벗어나 위기극복에 힘을 모으자며 경제살리기 관련 법안 600여 개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일반 국민에게는 달러가 지출되는 해외소비 대신 국내소비를 늘려줄 것을 당부했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오늘 라디오 연설에는 경제살리기를 위한 이 대통령의 열정이 녹아 있다"면서 "이번 라디오 연설이 시장의 불안한 심리를 해소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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