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시인이 최근 인터넷신문 '프레시안'을 통해 국내 좌파세력과 우파세력에 대해 번갈아가며 쓴소리를 쏟아냈다.
'촛불을 생각한다'는 제목으로 '프레시안'에 연쇄 기고를 하고 있는 시인은 9일 '좌익에 묻는다'라는 제목의 글로 좌파 세력을 힐난한데 이어 10일에는 `우익 잘해보라, 잘하면 망할 것이다'라는 글로 우파를 질책했다.
이 글들은 김 시인이 지난달 6일 생명평화운동의 시각에서 바라본 촛불집회에 대한 생각들을 원고지 250장 분량으로 정리한 '당파(당<金+當>把)'라는 글의 일부분. 세 창의 길이가 모두 다른 삼지창(三枝槍)인 `당파'는 사람과 짐승에 대해 `조용히 모시는 죽임'의 예절이 가능했던 살상기구로 시인은 새로운 개벽에 대비한 마음자세를 일컫는 용어로 사용했다.
분재(分載)된 원고 중 일부는 지난 7일과 8일 각각 `환경운동에 묻는다'와 `최재천.장회익 교수에 묻는다'는 제목으로 실렸다.
시인은 글에서 `권태에 빠진 형식적인 환경운동'과 `오히려 경제혼란과 위기를 가중시키는 정부의 경제정책', `저희들과 별 관련없음에도 촛불을 이용하려한 신좌파' 등에 대해 좌충우돌 비판을 쏟아냈다.
`촛불'을 생명평화운동의 시발로 바라보고 있는 시인의 눈에는 이들 세력은 모두 촛불을 잘못 이해하고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촛불집회'를 `하늘 덧(天傷)'이라고 지칭한 시인은 "촛불은 또 켜지고 또 켜지고 또 켜질 것"이라며 "개벽은 바로 이 같은 혼돈을 타고 온다. 혼돈에 빠져들면서 혼돈을 빠져나오는 혼돈 그 나름의 질서를 찾는 것이 후천개벽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시인은 "뉴라이트의 선진화 타령은 `짝퉁'에다 `캣치 업(유럽, 미국 따라잡기)'"이라고 비난하면서 "국정원 법이나 통신비밀보호법 개정 시도에 목매는 정부, 여당은 오늘 이 순간부터 `선진화' 타령을 뚝 그쳐라"고 했다.
그는 공공재에 대한 각종 민영화 움직임을 비판하며 "`선진'을 운운하려면 당연히 제 것, 제 삶, 제 자유, 제 나름의 재능을 중심으로 외국 것을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촛불을 횃불로 바꾸려는' 신좌파 세력에게도 시인의 힐난은 계속됐다.
시인은 "4월29일 청계광장에서 어린이, 청소년, 여성들이 가만히 촛불을 켰을 때 비웃음을 일삼던 정의의 홍길동들이 6월10일 전후로 끼어들기 시작해 6월29일에는 완연히 촛불을 횃불로 바꿔버리려 했다"고 말했다.
시인은 "촛불은 후천개벽으로 가려는 길이지만 횃불은 정권 탈취를 위한 혁명에의 몸부림"이라며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프레시안에 `평화의 시각에서 보는 분단과 통일'이라는 제목의 글을 비롯해 모두 4편을 추가로 실을 예정인 시인은 오는 12월중 생명평화운동과 촛불집회에 관한 책을 발간할 계획이다.
한편 김 시인은 9일 모교인 서울대에서 열린 통일평화연구소 심포지엄에서 "4.19 이후 50년동안 서울대가 한 일이라곤 반역사적이고 비도덕적인 엉터리 권력에 빌붙어 곡학아세를 하거나 외국이론을 들여와 `짝퉁장사'를 한 것 밖에 없다"고 서울대에 독설을 쏟아냈다.
그는 "서울대가 혼돈스러운 오늘날 우리 현실을 극복할 창조적 질서와 해체적 규범을 찾아내 보여준 적이 한번이라도 있느냐"면서 "거의 혼란스러울 정도로 창조적 지혜를 적극 지원하는 것이 서울대의 임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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