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만 제대로 했더라도 동생과 조카들이 5년 동안 물속에 잠겨 있진 않았을 겁니다."
지난달 전남 담양의 한 저수지에서 장모(당시 31세)씨와 세 딸이 실종 5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된 데는 '눈뜬장님'이나 다름없는 경찰과 소방당국의 안일한 수색이 한 몫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10일 전남 담양경찰서와 담양소방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장씨 모녀의 실종 장소로 추정되는 담양군 대전면 대아저수지에서 실종 당일인 2003년 4월5일 자정 무렵 큰 물체가 '풍덩'하고 물에 빠졌다는 신고를 접하고 119구조대와 함께 저수지 부근에서 수색 작업을 벌였다.
경찰과 119는 그러나 실종 직후에는 어둠 때문에 수색을 포기했고, 날이 밝고서 벌인 수색 역시 불과 1시간여 만에 아무런 소득도 없이 중단했다.
그러나 이로부터 5년이 넘은 지난달 17일 장씨 모녀는 이 저수지에서 승용차에 탄 채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돼 당시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을 '하는 둥 마는 둥'한 것 아니었느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경찰의 안일한 대응은 일선 경찰서 사이의 허술한 공조 체제에서도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해 온 광주 북부경찰서가 실종 나흘 뒤 장씨 모녀를 전국에 공개 수배했지만 저수지를 뒤졌던 담양경찰서 형사들은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었던 신고 내용을 알려주지 않았다.
북부경찰서 관계자는 "당시 저수지 주변에서 수색이 벌어졌었다는 사실을 장씨 모녀의 시신이 발견된 뒤에야 풍문으로 전해 듣고 알았다"며 "면밀한 공조가 이뤄졌다면 6개월 넘도록 전남 지역 바닷가와 저수지를 수색하는 헛수고를 하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족들은 이 같은 문제점이 밝혀지자 경찰과 소방당국의 안일한 수색으로 고통을 겪었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법률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다.
한 유족은 "신고를 받고도 주변에 남아있을 승용차 바퀴자국은 눈여겨보지도 않고 대충 수색을 벌였다니 어처구니가 없다"며 "하다 못해 시신이라도 일찍 건졌다면 5년 넘도록 '부질없는 기대' 속에 애를 태우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담양=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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