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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집회 금지 합헌' 14년만에 뒤집힐까

야간 옥외 집회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조항에 대해 9일 서울중앙지법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함에 따라 헌법재판소가 14년 전 내린 합헌결정을 뒤집을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안진걸씨의 신청을 받아들여 "헌법은 집회ㆍ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데 집시법 10조와 23조1호는 야간 옥외 집회를 `사전 허가제'로 운영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제청 이유를 밝혔다.

집시법 10조는 `누구든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옥외 집회를 해서는 안 된다. 다만, 부득이한 상황이라 미리 신고한 경우 관할 경찰서장이 질서유지 조건을 붙여 허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긴 주최자에 대해서는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하도록 23조1항이 정하고 있다.

헌재는 1994년 4월 야간 옥외 집회를 금지하고 그 벌칙을 규정한 구(舊) 집시법 10조와 19조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합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

헌재에 따르면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 경북지부장 이모씨는 1989년 6월10일 오후 11시40분께부터 다음날 오전 2시45분께까지 경북대 야외 공연장에서 전교조 대구ㆍ경북지부 결성식 전야제를 개최했다가 불법 야간 옥외 집회를 주최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던 중 1991년 6월 헌법소원을 냈었다.

당시 재판부는 "집시법 10조는 야간 옥외 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만 허용하기 때문에 집회에 대한 허가제를 인정하지 않는 헌법 21조에 비춰 위헌소지가 있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집회의 자유도 절대적인 것은 아니고 필수불가결한 경우에는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며 "`야간'이라는 특수성과 `옥외 집회'의 속성상 공공의 안녕질서를 침해할 높은 개연성이 있고 형법 또한 야간의 행위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부득이한 경우 조건을 붙여 야간 옥외 집회를 허용하는 점, 허용 여부는 관할 경찰서장의 편의재량이 아니고 기속재량 사항인 점, 예술ㆍ종교 등에 관한 집회에는 금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춰 집회의 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기속재량(법규재량)은 행정처분을 내릴 때 법규의 취지에 적합한지만 제한적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지만, 편의재량(자유재량)은 행정기관이 법규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당시 변정수 재판관은 "헌법이 주간, 야간을 구별하지 않고 집회에 대한 허가제를 금지하는 이상 야간 옥외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10조는 헌법에 어긋난다"고 위헌의견을 냈었다.

이런 결정이 내려지자 시민단체들은 "헌재가 옥외집회 허용 여부에 대한 경찰의 권한을 기속재량으로 해석한 만큼 질서유지인을 두고 신고하면 경찰이 마음대로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찰은 "단서 조항에 `허용할 수 있다'고 돼 있는 만큼 여전히 경찰의 판단에 따라 허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며 야간 옥외 집회를 사실상 금지해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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