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8일 환 투기 세력에 대해 간접 경고하고 나섰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재향군인회 회장단·임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달러가 자꾸 귀해지니까 달러를 사재기한다"면서 "달러를 갖고 있으면 환율이 오르고 바꾸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부 기업도 좀 있는 것 같으나 국가가 어려울 때 개인이 욕심을 가져선 안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금융위기 때문에 사재기 하는 기업이나 국민이 있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같은 언급은 '묻지마 달러 사재기'에 나서고 있는 일부 기업과 금융기관, 개인에 대해 자제를 요청한 측면이 크지만 달러 폭등의 배후에 환 투기 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인식에도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금융시장 주변에서는 환 투기 세력이 횡행하고 있다는 관측이 꼬리를 물고 있고 사정 당국 내사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금 상황을 보면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을만한 것 아니냐"면서 "환율 급등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환 투기도 그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내에서는 환 투기 세력의 달러 사재기가 환율 폭등을 야기하고, 이는 또 달러 사재기를 촉발하는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 금융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응 강도를 강화하는 수순의 일환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특히 환율 폭등과 주가 폭락 등 우리 경제의 가변성이 확산되고 있는 원인으로 `위기 심리'를 지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연일 낙관론을 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오찬간담회에서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을 강타하고 있고 이것이 아시아까지 올 위기를 갖고 있으나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3국은 1조8천억 달러 가까운 외화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구라파 같은 직접적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외환 문제에 있어서도 우리가 보유한 외환과 단기로 돌아온 것을 상쇄하는 데는 충분한 여유가 있다"면서 "지금 한국은 사실상 두려워할 만한 근본적인 이유가 없고 지난 번 같은 외환위기는 없다고 보는데 정부를 믿고 너무 두려워해선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는 우리 경제가 국제 금융위기에 상대적으로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여력을 갖고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한 것일 뿐 아니라 불필요한 위기감에 따른 경제·금융 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이 최근 "IMF 경험 때문에 국민과 기업이 면역력을 갖고 있기도 하지만 혹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막역한 불안감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 것도 우리가 취한 양면성을 설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에 따라 조만간 펀드를 매입키로 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직접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부에서는 증시대책 발표를 전후해서 사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면서 "펀드 매입 시점을 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대통령, 환 투기세력에 '준엄한' 경고
국민불안감 해소 전력…조만간 펀드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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