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애들하고 똑같이 시험보는 거 싫어요."
8일 오전 8시30분 '일제고사'를 안보고 생태체험학습을 떠나기 위해 서울 성북구 지하철 길음역 앞에 모인 학생과 학부모 30여명의 얼굴 표정은 담담했다.
책가방 없이 가벼운 몸으로 부모님과 함께 출발시각을 기다리고 있던 임윤호(9.송중초)군은 "사실 엄마가 체험학습 가라고 해서 참여했지만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시험 보는 것은 절대 반대한다. 매번 중간고사 보고 일제고사 보면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얘기했다.
임군은 "담임 선생님께 체험학습 신청서를 냈더니 웃으시면서 '잘 갔다오고 다녀와서 보고서 내라'고 하셨다"며 시험에서 해방됐다는 기분 덕분인지 연신 싱글벙글거렸다.
아들 건형이를 배웅하러 나온 학부모 신희영(38.여)씨는 "전국적으로 아이들을 줄세우기 하겠다는 정부 정책에 반대한다"며 "그게 아이들에게 과연 교육적으로 좋은 일인지 모르겠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신씨는 "아이가 처음엔 '시험 안 보고 꼭 가야하냐'며 묻더니 일제고사의 문제점을 차근차근 설명하니까 수긍하고 체험학습을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신씨의 남편은 회사도 하루 쉬고 이날 체험학습의 일일 강사로 참여했다.
체험학습을 떠나는 사람중에는 '예비 학부모'도 포함돼 있었다.
올해 6살, 7살난 딸과 아들을 데리고 참여한 이치우(41)씨는 "내년이면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갈 텐데 우리 아이들의 미래가 걱정돼 가만 있을 수 없었다"며 "아이들은 유치원을 빠지고 나는 회사에 연차를 냈다"고 말했다.
학생과 학부모를 태운 대형 관광버스가 막 출발하려는 찰나, 학부모 김현미(36.여)씨는 차에 타려다가 멈춘채 "아이들이 시험보고 공부하는 건 큰 문제가 아니다"라며 "문제는 학교간, 학생간 '서열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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