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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 증시 한파에 '우울모드'

수입 감소에 구조조정 두려움 겹쳤기 때문,증권사 군살빼기 돌입…증권맨들 '더치페이'확산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는 증시 폭락장에 여의도 증권가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지수가 2,000을 돌파하자 대세 상승기에 접어들었다며 쾌재를 불렀지만 1년도 안 돼 증시가 급반전해 죽을 쑤면서 증권사들의 실적악화 등으로 위기감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작년 10월 31일 2,064.85로 고점을 찍고 나서 미국발 글로벌 신용위기의 여파로 점차 미끄러지다 7일에는 연중 최저점인 1,321.81까지 내려앉았다.

증권사들은 이 같은 폭락장세가 단기간에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고 군살빼기를 비롯한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9개 증권사의 8월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94.29%, 91.89% 급감했다.

증권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피부로 느낄 만큼 영업환경이 불리하게 전개되자 긴요하지 않은 예산 소요에 대해 집행을 미루거나 아예 집행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 대형증권사는 올해 계획했던 광고비 가운데 40%를 삭감하기로 했다. 그 결과 상반기에 이미 집행된 광고비를 고려하면 하반기 광고예산은 거의 바닥난 실정이라는 게 이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당초 계획했던 지점 인테리어와 전산시스템 개선 등도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보유 중인 골프회원권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나기가 쏟아지는데 한가하게 필드에 나갈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자구책이다.

증권맨들은 지난해 증시 활황장에서 몸값이 상한가를 치면서 두둑한 성과급까지 챙겼지만 이제는 지갑이 얇아진 것은 물론, 고용불안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모 증권사 직원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경영환경으로 올해는 성과급이 아닌 생존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다. 이제는 성과급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사치다"라고 말했다. 1년 새 천당에서 지옥으로 떨어진 기분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성과급이 확 줄어들 것이다. 요즘 여의도는 한 마디로 '우울모드'로 바뀌었다고 보면 된다"며 증권가의 분위기를 우회적으로 전했다.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몸집을 키워온 증권업계가 불안한 장세가 지속할 경우 구조조정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감도 팽배해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통법에 대비해 대부분 증권사가 조직을 키워왔다. 현재와 같은 장세가 계속되면 증권사들 가운데 인건비 등 고정비를 감당하지 못해 구조조정을 단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장이 너무 심각하다"며 한 숨을 푹푹 쉬었다.

장이 좋을 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실력파 애널리스트들의 몸값도 최근에는 주춤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들이 잇따라 신설되면서 애널리스트들의 이동 수요는 여전한 편이지만 활황장에 비하면 애널리스트들의 몸값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다.

지갑이 얇아지면서 회식이나 음주 문화도 일부 바뀌고 있다.

고급식당이나 술집에서 서로 "내가 쏜다"며 호기를 부리던 분위기는 점차 사라지고 각자 먹고 마신 만큼만 내는 더치페이 문화가 확산하고 있는 것.

또, 자리를 옮겨가며 소주에서 양주로 이어지는 술자리도 아직 적지 않지만 1차에서 '소주 폭탄'으로 파하는 음주문화가 최근 폭락장에서 새로운 풍속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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