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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개혁개방 30년, 농민공이 신시민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이 30년째를 맞으면서 농촌의 현실을 상징하는 농민공(農民工)이 이젠 신시민(新市民)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3일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분석기사에서 농촌 출신의 도시 유동인구를 뜻하는 농민공들이 근무 지역에서 각종 복지 혜택을 누리게 됨으로써 호칭이 '신시민'으로 대체되고 있다고 전했다.

2억명으로 추산되는 농민공은 주로 도시의 건설현장과 공장 등에서 막노동을 하며 저임금으로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있으나 자녀 교육, 임금, 의료. 퇴직 보험 등에서 큰 차별을 받아왔다.

이 같은 분석은 개혁개방 30년을 맞아 '농촌 개혁'을 화두로 꺼낸 중국 지도부의 의지와 맞물려 농민공의 지위가 향상되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저장(浙江)성 자싱(嘉興)시에서 3년째 일하고 있는 산둥(山東)성 출신 농민공 리자오쥔(李昭軍)씨는 20년 이상 된 임시거주증(暫住證)과 작별하고 최근 정식 거주증(居住證)을 발급받았다.

새로운 신분증으로 그는 무료 직업훈련과 현지인들과 같은 사회보험, 전염병에 대한 검사와 치료, 가족계획 서비스 등 임시거주증으로는 불가능했던 각종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그를 더욱 기쁘게 하는 것은 아들이 현지 자녀와 마찬가지로 무료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게 돼 더이상 떨어져 살 필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농민공에 대한 거주증 발급은 저장과 광둥(廣東)성 등 각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농민공의 지위는 개혁개방 초기에 비해 지금은 크게 향상됐다. 특히 중국의 연해 개발지역에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농민공들이 조건을 따져보고 일자리를 선택할 정도로 지위가 향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장성 샤오싱(紹興)에서 수년째 근무해 온 후난(湖南) 출신의 황룽바오(黃榮寶)씨는 "과거에는 고용주에게 칼자루가 쥐어졌다면 이젠 농민공들이 선택권을 가질 만큼 시대가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농민공들이 고용주에게 기숙사에 화장실과 선풍기, 에어컨 등이 있는지를 먼저 묻고 조건이 안맞으면 다른 곳을 찾아 떠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농민공에 대한 주거 환경도 좋아지고 있다.

1천만명의 농민공이 일하고 있는 장쑤(江蘇)성의 경우, 쑤저우(蘇州)의 농민공 70% 이상이 정부가 세워준 아파트에 살고 있고 우시(無錫)시도 10억위안(1천700억)을 들여 5천200명이 살 수 있는 농민공 전용 거주지역을 정비하고 있다.

장쑤성에서 3천명의 농민공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 결과, 70%가 스스로 시민의 대우를 받는다고 여기고 있었고 75%가 도시생활에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농민공이 노동조합에 가입하는 비율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상하이시 총공회에 따르면 상하이의 노동인구(800만명)의 절반인 400만명의 농민공 중 100만명 이상이 총공회에 가입돼 있다.

이같은 지위 향상에 힘입어 농민공 중 일부는 기업의 관리자로 올라서는가 하면 일부는 인민대표대회의 대표나 정협 위원이 되는 등 정치 활동도 활발히 하게 됐다.

지난 3월 열린 제11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는 광둥(廣東)성 인대 대표 후샤오옌(胡小燕.34), 상하이 대표 주쉐친(朱雪芹.31), 충칭(重慶) 대표 캉허우밍(康厚明) 등 농민공 출신 전인대 대표 3명이 처음으로 참여했다.

원저우(溫州)의 신발제조업체의 평범한 직원인 리스메이(李時梅.29.여)씨는 농민공이지만 원저우시 루청(鹿城)구의 인대 대표다.

회사 근처의 치안이 불안해 지난해 시 정부에 시정을 요청한 그녀는 한 달만에 경찰들이 순찰을 강화하는 것을 보고 외지 출신인 자신들에게도 이러한 권리가 있다는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통신은 그동안 중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농민공을 '노동청년(打工仔)' 또는 '외지여성(外來妹)'으로 불렀으나 이제는 농민공을 '항저우(杭州)의 신시민', '새로운 샤오싱인'(新紹興人)' 등으로 부를 정도로 현지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상하이 푸단(復旦)대학 사회학과의 위하이(于海) 교수는 "농민공에서 신시민으로 바뀐 것은 호칭이 변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이들을 대하는 사회의 태도가 변한 것"이라면서 "이런 변화는 배척되고 무시당했던 농민공들이 이제는 현지 사회에서 당당히 인정받고 현지 사회에 녹아들어간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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