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PIFF) 개막작인 카자흐스탄 영화 '스탈린의 선물'은 1949년 소련에 의해 소수민족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를 당하던 시절, 외진 마을에 홀로 떨어지게 된 유대인 꼬마(다렌 쉰테미로프)와 마을 노인(누르주만 익팀바예프)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다.
루스템 압드라셰프 감독은 2일 오후 부산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세대가 그 시절을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중요했다"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카자흐스탄은 러시아 제정 시절 지배를 받았고 이어 소련 지배를 받아서 독립한 지 15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좋지 않았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현재의 우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카자흐스탄은 다민족 국가죠. 특수한 문제가 있고 그것을 우리가 풀어 나가야 합니다."
압드라셰프 감독은 카자흐스탄의 영화계 현황에 대해서도 이제 처음 시작하는 단계라고 설명하면서 한국영화의 국제적 위상에 부러움을 표시했다.
"카자흐스탄의 영화 전통, 기술은 소련 시절로부터 고스란히 넘어온 것입니다. 소련이 없어졌지만 당시 제작된 영화들을 모두 상영하자면 1년 이상이 걸릴 정도죠. 제 영화는 개인 스폰서 2명이 80%를, 국가에서 20%를 지원해 만들어졌습니다. 어려운 현실이죠. 한국 영화는 역사가 짧지만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죠. 그런 길을 카자흐스탄도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김동호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우리나라 안성기와 같은 카자흐스탄의 국민배우"라고 소개한 주연 배우 누르주만 익팀바예프는 소수민족 강제 이주는 자신이 어렸을 적 직접 목격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저는 그 비극을 직접 두 눈으로 봤습니다. 제가 살던 마을에서 소수민족들을 이주시키는 광경을 목격하고 살았죠. 현재 카자흐스탄에는 아주 다양한 민족이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적이 없어요. 같이 울고 싸우며 살아왔습니다."
이제 아홉살 난 아역배우 달렌 쉰테미로프는 깜찍한 방문 소감으로 웃음을 이끌어낸 뒤 자신이 태어나기도 전에 일어났던 상황을 그린 이 영화에 대해 의젓한 설명을 덧붙였다.
"항상 여행하는 게 소원이었는데 전화 한 통 받고 오게 되다니 기분이 좋아요. 예전에는 커서 배우가 될까 생각해 봤는데 이제는 감독이 되어 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잘 모르지만 할아버지가 이런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해요. 엄마는 이 영화를 볼 때마다 우세요. 그래서 저는 이 영화 속 이야기와 제가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압드라셰프 감독과 익팀바에프는 카자흐스탄에 한국인 친구들이 많다면서 처음 온 한국이 고향에 온 것처럼 친숙하다고 입을 모았다.
"소련시절 학교 다니면서 한국이란 나라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여기 와있다니 너무나 신기합니다. 카자흐스탄에 한국인 친구들이 많아 그들의 나라에 와있다는 사실에 흥분되네요. 두 나라는 생활 패턴에서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아요." (압드라셰프)
"한국 드라마가 카자흐스탄 TV에서 많이 방영되는데 한국 여배우들의 연기력에 놀랐습니다. 예전에 한국계 미국인 배우와 부자지간으로 영화를 찍은 적이 있는데 호흡이 잘 맞았죠. 한국 배우와 언제든지 함께 연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익팀바예프)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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