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남북 정상의 10·4 선언 후광으로 주가를 높였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년이 지난 올해 10월에는 두문불출을 하며 그룹 재도약에 고심하고 있다.
2일 현대에 따르면 현정은 회장은 21일 그룹 회장 취임 5주년에 별다른 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으며 그룹 차원의 비전 선포식도 하지 않고 계열사별로 비전 선포 행사를 치르도록 했다.
당초 현대그룹은 현정은 회장 취임 5주년, 금강산 관광 10주년, 평양 유경 정주영체육관 개관 5주년을 기념해 10월에 유경 정주영체육관에서 성대한 행사를 여는 방안까지 검토했었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고 이후 남북간 대립으로 관광재개를 위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데다 그룹 내부 사정 또한 여의치 않아 이런 계획을 취소했다.
현 회장으로서도 지난해 10월 노무현 대통령을 수행해 방북했을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으로부터 백두산 직항로 관광이라는 선물을 받았으나 아직 시작조차 못 해본데다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대북 관광 사업과 그룹이 흔들리는 상황이라 마음이 착잡할 수밖에 없다.
현 회장은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비로봉 관광도 얻어냈지만 이 또한 금강산 관광 중단이 7월부터 기약없이 이어지고 있어 답답한 상황이다.
현 회장은 "대북사업 의지는 변함없다"고 매번 강조하고 있지만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개성이나 금강산에 단 한 차례도 가보지 못할 정도로 사정이 어렵다.
다만 대북관광 사업의 양대 축인 개성 관광이 정상대로 진행되고 있고 금강산 현지에 현대아산 필수인력이 남아 시설을 관리하고 있어 남북 당국간 대화의 물꼬가 트일 경우 금강산 관광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은 아직 꺼지지 않고 있다.
또한 현대그룹이 도약하려면 현대건설을 하루빨리 인수하는 게 필요한데 올해도 매물로 나오지 않아 그룹 사업계획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현 회장으로서도 신규 사업에 진출하거나 다른 업체를 인수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현대건설이라는 큰 매물을 노리고 있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현대그룹은 사실상 현대상선이 이끌고 있으며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증권, 현대아산, 현대택배 등은 규모가 그리 크지 않아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현정은 회장은 16일 현대증권 주총을 통해 등기 이사에 올라 경영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이로써 현 회장은 현대그룹 전 계열사의 이사진에 참가하게 되는 셈으로 그룹 지배력을 강화해 그룹의 재도약을 노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지금 필요한 것은 미래를 향한 그룹의 동력을 확보하고 내실 다지기라는 게 현 회장의 뜻"이라면서 "각 계열사 모두 비상상황임을 인식해 총력체제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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