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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과 오수를 재활용한다

일본 물 관리정책 취재기 2편

일본에 4박 5일간 일정으로 오사카와 후쿠오카를 다녀왔습니다. 10여 편의 글을 올릴 생각인데, 오늘은 후쿠오카에서 취재한 내용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래 사진은 후쿠오카의 독특한 건물을 촬영한 겁니다. 건물 전면을 녹지로 조성해 얼핏보면 산이 아닌가 착각이 드는 그런 건축물인데요. 이 건물의 이름은 아크로스 후쿠오카입니다.

아크로스 후쿠오카가 들어선 자리는 메이지 유신 이래 100년 동안 후쿠오카 시청사가 있던 곳입니다. 지난 81년 청사를 바로 옆으로 이전하면서, 그 자리에 아크로스 후쿠오카 건물을 건설한 것입니다. 지난 95년 완공된 이 건물은 회색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숲을 가꿨습니다. 건물 옥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콘크리트 구조물은 거의 안 보이고 울창한 숲으로 덮여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도심의 빌딩 숲 한 가운데 들어선 아크로스 후쿠오카는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느껴집니다. 이 건물 앞에는 넓은 잔디 광장도 조성돼 있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도시 건축물의 디자인을 까다롭게 관리해왔습니다. 이 건축물도 지난 81년 시 특별위원회가 구성돼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도심 한 가운데 친환경 건물을 지은 후쿠오카가 부러웠습니다. 과연 우리는 도심에 이런 건물을 만들 생각을 해보기나 했는지...

지상 14층에 연면적이 9만7천 제곱미터 규모인 아크로스 후쿠오카의 가장 큰 특징은 보시는 것처럼 건물을 계단식으로 짓고 전층에 녹지를 조성했다는 점과 빗물을 재활용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수처리장에서 고도처리된 중수를 공급받아 이용하는 점도 특징에서 빼놓을 수 없지요. 중수를 재활용하는 일본의 얘기는 전편에서 말씀드렸기 때문에 오늘은 빗물 재활용 방식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 건물은 각 층마다 50센티미터 두께의 인공토양을 깔고 나무를 심었습니다. 빗물은 건물 옥상에서 지하까지 배수가 잘 되도록 설계됐습니다. 빗물은 지하 4층 저수조에 저장됩니다. 지하에는 건물내 상가에서 흘러나온 오수와 빗물을 여과 처리하는 시설도 갖추고 있습니다. 여과 처리된 물은 다시 건물 각 층마다 심어진 나무에 뿌려집니다. 우수와 오수는 건물내 화장실 용수로도 재활용됩니다. 이밖에도 하수처리장에서 처리된 물을 중수관으로 공급받아 필요한 곳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우수와 오수를 재활용하는 물 관리 정책은 우리나라에서도 시급히 도입해야 할 정책으로 판단됩니다.

   

                                             <아크로스 후쿠오카 전경>

 

[편집자주] 14년차의 경력에도 왕성한 취재력을 과시하는 유희준 기자는 현재 사회1부 소속으로 서울 시청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굵직한 특종과 호소력 짙은 시사다큐로 2002년 한국방송대상과 2003, 2005년 한국기자상을 두번이나 수상하며 SBS 탐사보도의 위상을 높인 베테랑 방송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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