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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능력 잃은 '악플' 사회적 흉기로 둔갑하나

배우 최진실(40·여) 씨의 충격적인 사망 소식을 계기로 생전에 그를 괴롭혔던 '악플'에 대한 자성론이 커지고 있다.

2일 서울시 잠원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최 씨의 사망 원인은 현재까지는 자살로 추정되고 있으며 최근 탤런트 안재환 씨의 자살과 관련이 있다는 내용의 악성 루머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정신적인 고통을 겪어왔다는 점 때문에 '악플'로 인한 고통이 자살의 한 원인으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최 씨를 괴롭힌 악성 루머는 '최 씨가 사채업을 하면서 안 씨에게 빌려준 25억원을 받아내기 위해 안 씨를 협박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내용으로, 최근 서초경찰서는 이 같은 루머를 퍼뜨린 혐의로 모 증권사 여직원 1명을 지난달말 불구속 입건했다.

실제로 안 씨가 숨진 뒤 주요 인터넷포털의 관련 기사마다 이 같은 루머를 바탕으로 한 악플이 끊이지 않았으며, 네이버는 관련 기사의 댓글 서비스를 차단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각종 게시판 서비스 등을 통해 이 같은 루머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최 씨가 숨진 뒤에도 '악성 루머가 사실로 확인될 것을 두려워한 나머지 자살한 것 아니냐'는 2차 악성 루머까지 떠도는 등 한번 퍼진 루머는 악플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형편이다.

악플로 인한 치명적인 피해 사례는 이미 수년전부터 사회문제가 돼 왔다.

본격적으로 악플이 사회적 문제로 이슈화된 것은 지난 2005년 임수경 씨 아들이 필리핀에서 사고로 숨진 뒤 일부 누리꾼이 집중적인 악플 공세를 벌이면서부터다.

당시 일부 누리꾼은 관련 기사에 임씨를 '빨갱이'라고 묘사하는 등 임 씨를 비하하고 아들의 죽음을 조롱하는 글을 남겼고, 결국 검찰이 이들을 형사 기소하는 등 사회적 파문이 일어났다.

지난해 1, 2월 잇따라 자살한 가수 유니와 탤런트 정다빈 역시 성형 및 연기력 논란 등에 대한 악플로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지는 등 악플의 위험성은 대중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큰 것이 사실이다.

'커밍아웃' 배우로 유명한 홍석천 씨는 "유니와 다빈이가 지금 이 세상에 없는 것은 연예인에 대한 편견에 사로잡힌 악플러들 때문이었다"며 "왜 이들이 세상의 편견 때문에 죽음애까지 이르러야 했느냐"고 안타까워 하기도 했다.

이밖에 수많은 인기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이 악플을 다는 누리꾼을 고소하는 등 피해 사례가 끝없이 이어지며 악플로 인한 피해는 이미 개인 차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심지어 '공인'이 아닌 일반 대중이나 범죄 피해자가 악플로 정신적 충격을 입는 사례도 늘고 있는 등 악플에는 이제 '안전지대'도 사라졌다.

지난해 6월에는 다이어트 성공 사례로 SBS TV 프로그램인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했던 한 여고생이 악플에 시달리다 자살한 사례도 있었다.

이 여고생은 TV 출연 이후 인기 그룹의 한 멤버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그룹 팬클럽 회원의 무차별적인 비방과 모욕 등 악플에 시달려야 했다.

2004년 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 당시에는 피해자 신상정보가 유출되면서 이들이 일부 누리꾼의 악플 공세에 심각한 2차 피해를 입기까지 했다.

인터넷포털 업계에서는 법제도적 대책 마련이 우선시돼야 하지만, 근본적으로 인터넷 문화 전반에 대한 이용자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악플이 일부 극소수의 문제가 아니라 상당수 누리꾼에 의해 별다른 의식 없이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한 설문조사 결과 대학생 응답자의 30% 상당이 특정인을 비하하거나 공격하는 악플을 올린 적이 있다고 답했을 정도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아무리 새로운 제도를 만들고 처벌을 강화해도 모든 악플을 일일이 단속하기란 불가능하다"며 "지속적으로 인터넷 문화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고 누리꾼 스스로 자정활동을 벌이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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