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복권 1등에 당첨돼 19억원이라는 거액의 당첨금을 받았던 20대가 도박과 유흥비 등으로 돈을 모두 탕진하자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도둑질을 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로또복권 당첨의 유혹만큼 주체할 수 없는 도벽이 발동하면서 결국 패가 망신하게 됐다.
29일 경남 진해경찰서에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황모(28.마산 거주)씨는 2006년 6월 강도상해 혐의로 경찰에 수배를 받던 중 우연히 구입한 로또복권이 1등에 당첨되는 대박이 터졌다.
1등 당첨금은 무려 19억원.
세금 등을 빼고 14억원이라는 막대한 당첨금을 거머쥔 황씨는 1억원으로 우선 변호사를 선임해 가뿐하게 벌금형을 받은 뒤 본격적으로 당첨금을 펑펑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버지에게 집과 개인택시를 사주고 형에게 가게를 차려주기도 했지만 점점 도박과 유흥비로 흥청망청 돈이 비기 시작했다.
특히 황씨는 속칭 '포커' 도박에 빠져 당첨금 중 무려 4억원을 날렸다는 것.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계속된 도박과 함께 룸싸롱 등지에서 방탕한 생활에 빠졌던 황씨는 8개월만에 가진 돈을 모두 날리고 말았다.
아버지와 형에게 손을 벌릴 수 없는 상황이 되자 황씨는 평소 물쓰듯 하던 돈이 없자 다시 도벽이 발동했다.
황씨는 지난해 5월 대구에서 금은방에서 손님을 가장해 금품을 훔치는 절도행각을 벌이다 결국 교도소로 가 1년간 복역한 뒤 지난 4월 출소했지만 돈을 물쓰듯 했던 '로또 1등의 추억'을 잊을 수 없었다.
황씨는 결국 그 추억을 재현하기 위해 출소한 뒤 복권을 구입하기도 했지만 더이상 행운은 오지 않았다.
결국 황씨는 과거 소년원에서 알게 됐던 김모(26.무직.마산시 거주.불구속 입건)씨와 공모해 지난 4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경남과 부산, 대구 등지 금은방 등을 돌면서 속칭 '네다바이(교묘하게 남을 속여 금품을 빼앗는 짓) 수법'으로 18차례에 걸쳐 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털다 결국 꼬리가 잡혔다.
경찰은 "손님을 가장한 금은방 등지의 절도범을 추적하던 도중 피의자가 로또복권 1등 당첨사실을 알게 됐다"며 "아무리 거액의 로또복권 1등 당첨금도 도박.도벽의 유혹은 피할 수 없었던 것 같다"며 허탈해 했다.
황씨는 "그토록 원하던 로또복권 1등에 당첨된 뒤 이렇게 인생을 살 줄 몰랐는데 도박 때문에 큰돈을 날렸고 생활비가 없어 결국 이렇게 됐다"며 뒤늦게 후회했다.
로또 1등 당첨이라는 대박의 꿈을 이뤘던 20대가 도박과 도벽으로 22번째로 교도소로 향하는 로또 저주로 인생은 파탄나고 말았다.
(진해=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