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반항하고 일을 그만둔다고 하니까 욕을 하면서 뺨을 때리고 발로 찼어요. 도망을 쳐도 가족이 걱정돼 자살을 결심하고 손목을 그었던 적도 있습니다."(성매매여성 A씨)
장안동에서 시작된 '성매매와의 전쟁'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금전 착취와 인권 유린에 시달리는 성매매 여성들의 실태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대표적인 '인권 사각지대'인 집창촌의 숫자가 하나 둘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도 많은 성매매 여성들이 업주의 폭력과 협박에 시달리면서도 보복이나 처벌이 두려워 외부에 이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있다.
28일 경찰에 따르면 최근 단속에 걸린 대전 유천동의 M성매매업소 종업원 A씨는 동료들과 함께 2층 숙소에 감금당한 채 매일 성매매 영업을 강요당했다.
다른 종업원과 다투거나 울었다는 이유로 업주와 남자 종업원으로부터 우산으로 찔리고 발로 채이는 등 수십 차례나 폭행당해 갈비뼈가 부러졌는데도 병원 치료를 받지 못했다는 것이 A씨의 전언이다.
조사결과 A씨 외에도 많은 성매매 여성들이 업소 내부의 숙소에서 사실상 감금된 채 생활하고 휴대전화기를 빼앗기거나 24시간 내내 남자 종업원의 감시를 받는 등 인권 유린을 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성매매업소 종업원인 B씨는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다는 게 정말 꿈만 같다. 하루에 한 끼만 밥을 먹고 일을 마치면 감금을 당하면서 매일 성매매를 해도 미용비나 세탁비를 빼면 남는 돈이 한 푼도 없어 짐승처럼 생활했다"라며 비참한 실상을 전했다.
성매매업소들이 각종 구실을 붙여 화대를 가로채기 때문에 여성 종업원들이 실제로 손에 쥘 수 있는 돈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
역시 최근 적발된 대전의 H업소는 여성 종업원들에게 ▲ 성관계 시간(25분) 초과 3만∼4만원 ▲ 지각 1만원 ▲ 종업원끼리 싸우면 5만원 ▲ 선풍기나 에어컨을 끄지 않으면 1만원 등 1인당 월 평균 100여만원을 뜯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강요나 감금 등의 인권 침해를 당하는 성매매 여성들의 경우 형사입건하지 않기 때문에 부담없이 업주의 불법행위를 신고해 하루속히 불법 성매매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이 좋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성매매 여성들은 '경찰에 걸리면 너도 처벌받는다'는 업주의 말만 믿고 처벌이 두려워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성매매 과정에서 인권피해를 입는 여성들은 불입건된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 자진신고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4년 성매매특별법 시행 이후 올해 8월까지 적발된 성매매 여성 가운데 인권피해 사실이 인정된 2천432명은 형사입건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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