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핫도그, 시금치, 복숭아, 바나나, 밀크초콜릿. 이 가운데 1년 내내 한 가지만 먹고도 살 수 있는 음식은 무엇일까.
설문에 답한 사람의 42%는 바나나를 꼽았고, 다음 27%는 시금치를 꼽았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예상을 뒤엎는다. 식품에 대한 미국인의 믿음을 연구한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폴 로진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 년 동안 그 음식 하나만으로 버티기가 가능한 음식은 핫도그와 밀크초콜릿이다.
바나나와 시금치는 '좋은 평판'을 얻는 음식이지만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영양 성분 함량은 적다. 오히려 애완동물 사료가 더 영양이 풍부하며 생명 유지에 필요한 필수 성분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는 것이 로진 교수의 말이다.
약물과 행동, 행동신경학 분야를 연구하며 음식과 영양의 심리학을 다루는 책을 써온 마이클 오크스는 '불량음식'(열대림 펴냄)을 통해 음식에 대한 근거 없는 맹신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하루 사과 한 알이면 의사가 필요 없다'는 속담까지 있지만, 실제 사과가 건강에 좋은 음식이라는 믿음은 잘못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사과에는 단지 비타민C 한 종류밖에 없지만, 정크푸드(junk food·열량은 높지만 영양가는 낮은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 식품)의 대명사인 빅맥에는 13종의 핵심 비타민과 미네랄이 들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과는 좋은 음식, 햄버거는 정크푸드라는 공식화된 믿음은 어디서 생겨났을까.
저자는 그런 판단의 근거가 영양학에 있는 것이 아니라, 비타민이 발견되기 전인 20세기 초 이전에 그 식품이 지녔던 명성과 지위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한다.
즉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좋은 음식', '나쁜 음식'이라고 판단하는 근거는 '과학적'인 것이 아니라 심리적, 사회적, 역사적인 요소와 정치적 사건, 개인적 성향이 합쳐진 결과라는 것이다.
이 책은 지방, 설탕, 소금, 햄버거, 아이스크림, 사과, 감자, 우유 등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일방적인 평판을 받아온 대표적인 음식들이 왜 그런 평판을 얻게 됐는지도 알려준다.
박은영 옮김·256쪽·1만2천800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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