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통' 사전적인 의미는 '척추동물의 두뇌를 덮어 싼 부분'이고, 숨은 의미로 넓혀 보면, 말썽꾸러기를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꼴통'이라고도 하죠.
그런데 국회에 가면 진짜 '골통' 조각상이 있습니다. 국회 본청 건물을 바라보고 오른쪽 언덕에 '의원동산'이라고 있는데, 잔디밭이 깔려 있고 산책로에다 벤치, 조각상들도 많아서 국회에 견학온 학생들로 항상 붐비는 곳입니다. 바로 이 '의원동산' 한 구석에 '골통'이 떡하니 있습니다.
작품명 골통. 1994년 이재신 작가의 작품입니다. 입을 헤벌리고 있는 형상이 '뭔가 외치는 듯'도 하고, '애절한 바람이 있는 듯'도 합니다. 국회 본청을 향하고 있는 걸 보면 '저 안에 골통 있다' 외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사실 '골통'이 많기로 치면, 어디 국회만 한 곳이 있겠습니까. 말귀를 못 알아 듣는 골통, 귀는 닫고 제 말만 하는 골통은 기본이죠. 수의 위세를 보였다가 되려 숫자를 못 맞춰 망신을 당한 거대 여당 골통, 또 야당은 하루씩 늦은 현안 대응으로 뒷북 골통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합니다.
괜시리 정치불신만 심화시킬까봐 악담은 그만할랍니다. 하여간 골통 보는 맛에, 봄 가을 주말이면 가끔씩 가족들과 함께 이곳 의원동산을 찾을 때가 있습니다.(참고로 주말엔 국회가 개방됩니다.)
그 때마다 6살 난 제 둘째 딸이 이 '골통'의 모양을 흉내내며 아주 재미있어 합니다. 그런데 이 조각상을 만든 이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혹시라도 국회의 '골통스러움'을 조롱하려는 의도가 있었을까요. 항상 궁금해만 하다가, 얼마전 국회 사무처에 한번 알아봤습니다. 하지만 국회도 연락처를 갖고 있지는 않더군요. 10여년 전에 국회 전시회가 있었고, 그 작품중 하나인 '골통'을 5백만 원에 구입했다는 기록만 있더군요. 해서 한국미술협회와 여류조각가회까지 검색해봤지만, 이재신 작가는 2003년 이후 작품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협회에 부탁해서 옛날 연락처로 전화를 해봤지만, 아쉽게도 '없는 번호'더군요.
이제 진실을 알 길이 없습니다. 그저 보는 사람들이 자기 식대로 해석하는 수 밖에. 하여간 이 '골통'을 볼 때마다 드는 제 느낌은 '저 안의 골통 있다'는 외침인데,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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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날카로운 취재와 필력이 돋보이는 최선호 기자는 1996년 SBS 공채 6기로 입사했습니다. 사회, 경제부 등을 거쳐 현재는 정치부 정당팀의 고참 기자로 활약 중인 최 기자는 민노당 등 진보정당과 정치권에서의 오랜 취재 경험에서 나온 뛰어난 분석력으로 정치현장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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