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판을 다시 짜고 싶어 자살을 위장한 뒤 다른 사람의 신분으로 살아가던 뉴질랜드의 40대 남자가 붙잡혀 징역형에 처해졌다.
20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브루스 제임스 데일(43)은 6년 전 포트 와이카토에서 혼자 바다로 나가 종적을 감춘 뒤 대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어느 날 마시고 난 빈 술병들이 집안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고 생명보험 증서 한 장만이 달랑 서랍 속에 남겨진 채 가장이 사라져버린 것을 확인한 부인과 세 명의 자녀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15명의 구조요원과 헬기까지 동원해 160시간 동안 그를 찾아보았지만 헛수고였다.
가족과 경찰까지 감쪽같이 따돌린 데일은 크라이스트처치로 숨어들어 공동묘지에 있는 한 아기 무덤에서 마이클 피치라는 이름을 따다 자신의 새로운 이름으로 삼았다.
그는 새로운 신분으로 어렵지 않게 납세자 번호도 받아내고 운전면허도 따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모아두었다 갖고 나온 돈으로 은행에 계좌도 설정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뒤 새 여자를 만나 새 가정까지 꾸렸다.
정말 상상 속에서나 꿈 꾸어볼 수 있는 새 인생이었다.
하지만 그는 금년 초 자신의 원래 이름으로 여권을 신청했다가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보낸 꿈같은 새 인생이 모두 들통 나고 말았다.
집안의 기둥이었던 가장이 사라진 뒤 이 날이나 돌아올까 저 날이나 돌아올까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던 가족들이 지난 2004년 그에 대한 사망 판정이 내려진 뒤 110만 달러의 생명보험금을 탄 사실도 이 때 모두 밝혀졌다.
사기혐의 등으로 19일 크라이스트처치 지방법원 법정에 선 데일은 재판에서 자신의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피해자가 없고, 자신이 범죄로 이득을 챙긴 사실이 없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폴 켈러 판사는 데일이 이득을 챙기지 않았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는 자신의 허위 사망으로 가족들이 110만 달러의 생명보험금을 탈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가족들에 대한 죄책감을 크게 느끼지 않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던 점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많은 이득을 챙겼다고 반박했다.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도 데일의 허위 사망으로 가족들이 많은 액수의 생명 보험금을 탔을 뿐 아니라 두번째 부인과 이름을 도용한 아기의 가족들에게도 많은 고통을 안겨주었다고 말했다.
켈러 판사는 데일이 징역형 대신 3만 달러의 벌금을 내겠다고 제의했지만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2년 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