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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건강이상설…정부, 뒤늦은 진화

정부가 김정일 위원장 건강이상설에 대해 뒤늦게 입조심을 하고 있습니다. 9월 10일 외신들을 통해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이 보도됐을 당시, 청와대와 국정원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확인하던 것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18일 국회에서 “북이 공식 부인하는데도 자꾸 언급하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는 최고지도자에 대한 음해나 적대적 행동으로 보일 수 있다”며 김정일 건강이상설에 대해 말을 아꼈습니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17일 국회에서 김 위원장의 건강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입을 닫았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양치질을 할 수 있을 정도라며 김 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듯이 말해왔던 정부가 갑자기 이렇게 신중모드로 전환하자,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에 대한 정보에 정부가 자신이 없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자신있게 말하다가 너무 나갔다 싶어 아차 하고 후퇴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죠.

하지만, 미국이나 일본, 또 베이징으로 다시 나온 김정남(김정일 위원장의 장남)의 말 등을 종합해보면 김정일 위원장이 뇌혈관계 질환으로 쓰러져서 수술을 받았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수술 뒤 회복 정도에 대해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회복 정도라는 것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큰 이견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정부는 뒤늦게 왜 입조심에 나선 것일까요. 김하중 장관의 말마따나 김정일 건강이상설 관련 논의의 확산이 "남북관계 악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으로서는 자기들의 지도자가 어떻게 될 지 모른다는 식의 얘기를 하는 남쪽하고 대화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리가 없겠지요. 사실, 정부는 김 위원장 관련 정보를 확인하고 있더라도, 남북관계를 고려할 때 언론에 공식적으로 그런 정보를 확인해줘서는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상황이 다소 혼란스러웠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정리하면 대략 이렇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뇌혈관계 질환으로 8월 14일 이후에 쓰러졌다가 긴급히 수술을 받고 회복중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사실이 외부에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흘러나온 것은, 김 위원장 치료에 급박한 북한이 외국의 의사들을 불러들이면서 정보를 관리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처음에는 입수된 정보를 언론에 확인해줬지만, 조금 더 생각해보니 '이렇게 하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그제서야 입조심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그동안의 경과야 어찌됐든 간에, 지금 단계는 김정일 위원장이 어느 정도까지 회복되느냐와 이에 따른 북한 권력의 변화 여부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국면인 것 같습니다.

  [편집자주] 보도국에서 흔히 '안박사'로 통하는 안정식 기자는 95년 SBS 공채 5기로 입사해 지금은 통일부 출입기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통일 문제, 북한 정세와 관련한 오랜 취재와 함께 관련 연구로 박사 학위까지 받은 학구파 기자로 전문성과 깊이있는 분석이 담긴 기사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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