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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이주여성 두번 울린 '나쁜 한국인'

화재로 남편을 잃고 갓난 아기와 함께 안면이 있는 결혼 중매업자에게 찾아갔다가 전 재산을 빼앗긴 캄보디아 여성의 사연이 씁쓸함을 주고 있다.

18일 광주지검에 따르면 캄보디아 출신 T(21.여)씨가 전남 담양군에 정착한 것은 2006년 12월 남편과 결혼하면서 부터 였다.

25살의 나이 차에도 평소 외출할 때 마다 팔짱을 끼고 다녀 `잉꼬부부'로 시샘을 받았던 이들 부부는 아들까지 얻어 더할 나위 없이 단란한 가정을 꾸렸지만 행복은 잠시였다.

T씨의 남편은 2007년 11월 1일 생활고를 비관, 자신의 집에 불을 질러 자신의 어머니와 함께 숨졌다.

남편과 시어머니를 졸지에 잃은 T씨에게 남은 것은 생후 2개월 된 아들과 남편이 남긴 땅 2천694㎡, 통장에 들어있는 500만원이었다.

의지할 곳 없는 T씨는 자신의 결혼을 알선해준 이모(42.여)씨를 찾아갔고 이씨는 광주 북구 각화동 자신의 집에서 함께 머물자며 호의를 베풀었지만 정작 마음은 다른 곳에 있었다.

이씨는 `돈을 갖고 있으면 나쁜 사람들에게 이용당한다'며 T씨의 통장과 도장, 현금카드를 가져가 500만원을 인출했다.

이씨는 또 `땅을 팔지 않으면 값이 떨어진다'며 땅을 대신 팔아주고 땅값 3천350만원 가운데 2천150만원을 가로챘다.

이씨는 T씨의 재산을 다 빼돌린 뒤 T씨에게 재혼을 제의했지만 거절당하자 집에서 쫓아내기까지 했다.

T씨는 결혼이민자 지원시설에서 아들과 함께 살고 있으며 아들의 건강 악화와 정신적 충격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지검 형사 2부 박재권 부장검사는 "이주여성들은 2년이 지나야 한국 국적을 얻을 수 있는 규정 때문에 강제출국 등을 우려해 피해 사실 조차 호소하지 못한다"며 "급증하는 결혼 이민자에 대한 지원과 보호의 필요성을 일깨운 사건"이라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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