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AIG 구제 금융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금융불안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미국증시가 오늘(18일) 또 다시 폭락했습니다. 뉴욕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최희준 특파원! (네, 뉴욕입니다) 반등 하루만에 또 다시 폭락이죠?
<기자>
어제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AIG 구제 금융으로 한숨을 좀 돌리는가 싶었는데, 미국 증시 오늘 또 다시 폭락했습니다.
지표부터 보시겠습니다.
오늘 주가가 폭락한것은 두려움과 공포가 시장을 지배했기 때문입니다.
월가에서는 오늘 'Who's next?' , '다음에 망할 금융기관은 어디냐' 이런 말을 자주 들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 공포 때문에 자금 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금융주들이 일제히 급락했습니다.
두가지 사례에서 오늘 국제 금융시장에서 신용경색이 얼마나 심화됐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여길 잠깐 보시면 'CDS (credit default swap) : 부도에 대비한 보험' 이라는게 있습니다.
일종의 부도에 대비한 보험인데, 예를들면 A 은행이 골드만 삭스에 100억을 빌려준 뒤, 골드만 삭스가 부도날 경우에 대비해서, B 은행에 일정 수수료를 주고 CDS 거래를 하거든요.
그러면 B 은행은 이 수수료를 받는 대신에 혹시나 골드만 삭스가 부도가 나게되면 100억 원 원금을 갚아줘야 하기때문에 골드만 삭스의 부도 가능성이 높으면 이 수수료는 높아지게 됩니다.
그런데 말이죠, 오늘 미국 금융 기관들의 연쇄 도산 우려가 고조되면서 CDS는 사상 최고치까지 도달했습니다.
특히 월가의 5대 투자 은행가운데, 아직 생존해 있는 골드만 삭스와 모건 스탠리의 CDS는 거의 부도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골드만 삭스와 모건 스탠리 주가는 오늘 일제히 폭락했습니다.
여기에 단기 금융 시장의 유동성을 가늠하는, 3개월짜리 리보 금리도 9년만에 가장 큰폭으로 상승했습니다.
정말 시장에서 돈이 말라버린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보려는 자금이 국제 원유 시장으로 몰리면서 국제유가는 오늘 폭등했습니다.
허리케인 아이크의 영향으로 미국의 원유 재고가 줄었다는 소식까지 겹치면서, 서부 텍사스 중질유는 6.6% 폭등한 배럴당 97.16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전체적으로 볼 때 리먼 브러더스 파산과, 매릴린치 매각 당시에도 예상보다는 차분한 반응을 보였던 월가가, 오늘 국제 금융시장 움직임에는 정말 심리적 공황상태를 느끼는듯한 느낌입니다.
<앵커>
이번에는 경제부 송욱 기자와 국내 경제 뉴스 알아보겠습니다.
어제 진정됐던 우리 금융시장이 오늘 다시 위청거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은데, 그런데 이번 금융위기가 미국식 자본주의의 한계가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이번 금융위기는 근본적으론 미국의 저금리 시대가 끝나고요.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부실한데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세계적인 투자은행들을 무너트릴 정도로 강한 파괴력을 가진 것은요.
금융공학이라는 이름 아래서 부동산 대출을 가지고 각종 파생 상품들을 만들어서, 자산을 몇배로 뻥튀기를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막대한 수입을 가져오는 금융시장에 미국 정부는 '불개입' 원칙을 고수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문제가 불거져도 실질적으로 투자은행들이 그러한 상품을 만드는 것을 제약하거나, 감독할 방법이 거의 없었습니다.
또 문제가 생기면 금융회사가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데, 파산이 가져오는 여파 때문에 정부는 구제금융에 나선것입니다.
결국 시장은 스스로 국가를 불러들여야 했고, 국가도 시장에 개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이르른 것인데요.
현재 우리의 금융정책을 보면 미국식 제도가 무조건 선진적인 것으로 생각하고 따라하는 측면이 적지 않은데요.
모방이 아닌 우리에게 맞는 금융 시스템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될 것 같습니다.
이어서 경제지표 보시겠습니다.
<앵커>
지표에도 나왔지만 환율 급등세가 진정이 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 아니겠습니까? 이 환율 때문에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바로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중소기업들이 가입했던 '키코' 라는 통화옵션상품 때문입니다.
이 '키코' 라는 상품은 환율이 지정 범위 안에 있으면 약정 환율로 팔게되지만요.
환율이 지정한 범위를 웃돌 경우 계약 금액의 2~3배에 달하는 달러를 시장에서 따로 사와서라도 팔아야 합니다.
달러 판매가격도 시세가 아닌 당초 약정 환율로 팔아야 하기 때문에 손해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것인데요.
기업들은 예전에 키코에 가입할 때 원·달러 환율의 변동 범위를 주로 900원대 초~중반으로 설정했는데요.
환율이 1,000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환차손이 크게 발생하고 있는 상황인데, 금융감독원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평가손이 1,000억 원씩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실제로 매출액 6,000억 원대의 중견기업인 태산엘시디가 통화옵션 상품인 키코 때문에, 800억 원의 손실을 입고 기업 회생절차에 들어갔습니다.
현재 이 키코 때문에 중소기업들이 입은 피해는 모두 1조 2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가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발 금융위기 때문에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을 꺼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러다가 중소기업들의 줄도산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걱정스러운데 그나마 우리 금융시장에 좋은 소식이 나왔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세계 양대 투자지표 중 하나라고 불리는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 즉, FTSE의 선진국 지수에 우리나가 증시가 편입이 확정됐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 증시가 한단계 높은 평가를 받는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FTSE 지수는 영국 파이넨셜 타임즈와 런던증권거래소가 공동 소유한 FTSE 인터네셔널이 발표하는 지수입니다.
FTSE는 세계 시장을 선진시장과 선진 신흥시장, 신흥시장, 프런티어 시장 등 이렇게 4개로 구분하고 있었는데요.
한국은 지금까지 선진 신흥시장이었습니다.
지난 2004년 9월에 편입 관찰국으로 지정됐지만 지난해까지 세 차례 실패를 했었습니다.
유럽계 투자자금이 벤치마크 대상으로 삼는 FTSE의 선진시장에 포함되면, 4조 달러 약 4천430조 원 규모로 추정되는 글로벌 자금의 일부를 유치할 수 있게됩니다.
시장의 안정성이 높아져서 서브프라임 같은 사태가 발생해도 예전보다 크게 휘청거리지 않을 것으로 기대가 되고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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