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신을 달군 뉴스 가운데 하나가 나이지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석유전쟁 돌입 소식입니다.
반군의 선전포고 다음날인 주초에만 양측간의 교전으로 정부군 22명과 석유회사 직원 7명이 숨졌습니다. 이른바 '나이지리아병'이 중증에 다달은 느낌입니다. 천연자원이 가져다 준 저주를 일컫는 사례 가운데 '네덜란드병'과 함께 대표적인 것이 '나이지리아병'입니다.
'네덜란드병'은 지난 60년대 대규모 북해 가스전 발견으로 네덜란드의 국가수입은 폭발적으로 늘었으나 이에 따라 화폐가치가 절상하고 이들 통해 다른 수출품들의 가격이 올라 결과적으로 산업 전반이 퇴보하고 임금과 물가는 상승한 반면 점차 재정적자가 늘고 실업률도 올라간 사례를 뜻합니다. 한마디로 자원의 축복이 수출경쟁력 상실을 통해 엉뚱한 방향으로 부작용을 낸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 베네수엘라와 러시아 등이 이 병에 감염된 징후가 짙습니다.
이에 비해 '나이지리아병'은 자원의 축복이 지도층의 부패와 끝없는 내전을 불러와 오히려 삶이 피폐해진 경우를 말합니다. 세계 6위의 석유수출국이자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에는 현재 1백개가 넘는 민병대가 유전을 장악하기 위해 서로 치고 받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국민들의 삶은 오히려 대형유전이 발견되기 전 보다 오히려 퇴보하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민병대간의 끝없는 교전 속에 변변한 정유시설이 남아 있지 않아 자동차 연료를 오히려 수입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했고, 아직도 전기나 도로, 수도도 없이 살아가는 국민들이 대다수입니다. 1인당 국민소득도 농산품 수출국에 머물던 25년전에 비해 현재는 3분의 2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지도층은 석유수입을 앞다퉈 해외로 빼돌리며 자기 배불리기에만 골몰하고 있습니다.
국제투명성위원회 조사결과 나이지리아는 159개 국가 가운데 152위에 머물 정도로 부패가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쯤되면 막대한 천연자원이 축복이기 보다는 저주로 작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나이지리아외에 앙골라와 콩고 등에서도 현재 석유와 금, 구리 같은 막대한 천연자원을 놓고 부족 간에 피비린내 나는 살육을 거듭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