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음식물 찌꺼기도 잘만 활용하면 귀한 자원입니다. 음식 폐기물로 만든 사료와 퇴비 품질이 높아져 이제는 수출까지 할 정도가 됐습니다.
집중취재, 박수택 환경전문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널찍한 축사 바닥에 톱밥이 푹신하게 깔렸습니다.
뛰고, 뒹굴고, 돼지들은 편한 모습입니다.
사료 공급관을 열자 몰려들어 다투며 먹어댑니다.
돼지들이 먹는 사료는 갈색의 걸쭉한 죽입니다.
약간 시큼한 냄새만 날 뿐 악취같은 건 풍기지 않습니다.
원료는 가정과 식당에서 나온 음식찌꺼기입니다.
[심재윤/양돈농민(경기 파주) : 유산균을 발효시켜서 먹인 것이기 때문에 돼지가 장이 튼튼해서 건강해요. 항생제 같은 걸 전혀 쓸 필요도 없고.]
[홍용산/음식물자원화협회 사무국장 : 사료값 때문에 음식물 사료를 많이 희망하는 농가들이 아주 급증하고 있습니다.]
음식폐기물 재활용 기술이 최근 3, 4년 사이에 달라진 덕분입니다.
경기도 연천의 이 업체는 음식폐기물로 분말사료를 만듭니다.
섭씨 150도에서 1시간 동안, 마치 압력밥솥같은 진공, 고온 설비에서 쪄냅니다.
[김형재/ 재활용사료업체(경기 연천) : 완전히 멸균이 되고, 그 다음에 음식물 조직성분들이 압력을 받기 때문에 잘 부스러지게 됩니다. 그래서 이물질 제거가 아주 쉬워집니다.]
비닐봉지부터 뼛조각, 미세한 쇠수세미 조각까지 사료에 들어가선 안 될 이물을 네 단계로 걸러냅니다.
악취 풍기는 작업장에서 손으로 골라내던 때에 비하면 기술이 다릅니다.
이 업체 사료는 올해부터 동남아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음식폐기물은 질 좋은 유기질 비료로도 변신합니다.
[정연채/농민(경기도 포천) : 화학비료를 워낙 많이 쓰다보니까 지렁이가 없어졌어요. 그런데 우리가 이걸 한 2년 쓰고 보니까 지렁이가 많이 나와.]
음식폐기물에서 짜낸 폐수에서 다시 기름을 뽑아내고, 메탄가스를 뽑아내 모았다가 보일러 연료로 쓰는 기술도 나왔습니다.
[김영선/(사)자원순환사회연대 : 2012년부터 음식물폐수를 바다에 못 버리게 돼서 업계가 최대한 재활용 기술개발에 힘을 쓰고 있고요. 국제유가, 사료값이 급등하다 보니까 음식폐기물도 자원으로서 가치가 높아지고 있는 거라고 봅니다.]
국내 음식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만 2천 톤입니다.
알뜰한 식생활로 쓰레기 줄이는 게 우선입니다.
그래도 나오는 건 살뜰하게 재활용하면 소중한 자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