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청이 아이 교육에 나쁘기만 한 것일까.
그동안 많은 의학자들은 여러 실험을 통해 TV 시청이 아이들의 인지 개발을 느리게 하고, 폭력과 다른 행동의 문제를 유발시킨다며 좋지 않다고 주장해 왔다.
또 미국 소아과 학회는 부모들에게 아이들의 TV 시청 시간을 하루 2시간 이내로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TV가 세상에 생겨난 이후 이 같은 우려는 항상 제기돼 왔다.
심지어 뉴욕타임스는 1949년 "TV는 아이들을 정신적 마비의 상태로 이끈다"고 비판했었다.
그러나 시카고 대학 경제학과 대학원의 매튜 겐츠카우, 제시 사피로 등 젊은 경제학자들은 올해 `쿼털리 저널 이코노믹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TV가 실제로는 아이들의 인지 능력에 긍정적 영향을 미쳐왔음을 보여주는 일련의 분석을 제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 보도했다.
TV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를 통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TV는 비영어권 가정의 어린이들이 학교에 보다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왔고, 인도의 시골 여성들에게 보다 많은 독립심을 갖도록 했으며, 브라질의 출산율을 낮추는데도 공헌했다는 것이다.
켄츠카우는 "어떤 아이들은 하루 6시간씩 TV를 보고, 어떤 아이들은 전혀 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겠느냐"면서 "그것은 그들의 부모와 관련돼 있고, 가정교육과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이들이 얼마나 똑똑한지, 독서와 같은 다른 좋아하는 것들이 있는지, 그들의 사회.경제적 자산이 얼마나 되는지 등과도 무관치 않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연구를 위해 1965년 미 전역의 800개 학교 6학년, 9학년, 12학년 학생 34만6천662명의 시험 성적을 분석했다.
이 당시를 기준으로 조사 한 것은 미국에서 TV 방송이 시작된 1946년 이후 TV가 각 가정에 거의 보급됐던 시기가 이 때이기 때문이며, 따라서 이들을 `TV 시청 1세대'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그리고 그 결과를 가정의 수입, 부모의 교육 수준 등에 적용시켜 분석한 결과, TV 노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도시 아이들의 시험 성적이 TV에 덜 노출된 지역들보다 우수했다는 것이다.
특히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가정이나, 부모의 교육수준이 낮은 가정의 아이들에게 TV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논문은 밝혔다.
사피로는 그 이유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TV를 대체할 만한 다른 종류의 활동을 통해 인지개발을 할 수 있었는지 여부와 관련된 것 아닌가 하는 해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950년대 스페인어를 쓰는 가정에서 자랐던 소니아 만자노는 "TV가 나에게 세계관을 주었다"며 "어떻게 미국인이 되어가는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들의 연구 기법과 비슷한 방법으로 사피로의 아내인 시카고대 경제학과 에밀리 오스터와 캘리포니아대 경제학과의 로버트 젠슨은 TV가 인도 여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인도 시골지역에 TV 케이블이 보급된 2001년과 2003년 사이 180개 마을의 여성들을 상대로 연례조사를 실시한 결과 케이블이 마을에 들어온 이후 여성들은 남편의 허락없이 시장에 가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 났고, 남편의 구타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게 됐으며, 남자 아이를 선호하는 생각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