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장안동의 성매매업소 업주가 경찰관에게 금품을 상납한 기록이 담겼다는 장부를 들고 관할 경찰서를 항의 방문하는 등 이 문제를 둘러싼 업주와 경찰 간의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업주들 사이에서는 상납받은 경찰관이 최대 700명은 될 것이라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어 이번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경찰과 업주들에 따르면 장안동 성매매업소 업주 1명은 5일 오후 '상납장부'를 가지고 동대문경찰서 여성청소년계를 방문해 상납받은 경찰관을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이 업주는 현장에서 특정 경찰관을 구체적으로 지목하며 그가 단속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상습적으로 금품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증거자료와 함께 고발인의 이름을 담은 정식서류를 제출하지 않으면 사건을 접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이 업자가 되돌아갔다는 것.
이로 인해 업주들은 경찰이 동료의 비위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불구,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업주들은 "우리를 모조리 잡아 넣으려는 판국에 누가 자기 이름을 대고 정식으로 고발할 수 있겠느냐"며 "의혹만으로도 조사를 해야 마땅한데 경찰이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해 조사를 꺼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경찰은 "증거도 제출하지 않은 채 구두로만 금품수수를 주장하는 것으로는 조사에 착수할 수 없다"며 "증거자료를 제출하고 정식으로 사건이 접수되면 철저하게 조사해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업주가 상납장부를 들고 항의방문하는 등의 다소 `극단적'인 행동에 나선 것은 최근 장안동 일대의 성매매 단속이 전례없이 강화된데 따른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동대문경찰서가 관할 지역의 성매매를 근절하겠다는 방침을 철회하지 않는 상황에서 업주들이 본격적인 '반격'에 나서는 조짐으로 풀이되는 것.
특히 업주들 사이에서는 "어제 언급된 사람은 '피라미'라는 얘기가 있다"며 "상인들이 지난 20년간 상납받은 경찰의 명단을 취합하면 700여명이 된다는 소문이 있고 거물급도 많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대다수 업주들은 '타협'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일단 집단적 대응 방안을 보류한채 상황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주들은 당초 5일 오후 대책회의를 열어 상납장부 공개 방법을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상당수 업주들이 휴대전화를 끊고 잠적함에 따라 무산됐다.
업주들은 경찰이 지난달 29일 단속강화에 항의하는 불법시위에 참가한 윤모(4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데 대해 당혹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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