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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금융 위기설' SBS 뉴스 보도 어땠나

"한국의 경제상황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의 금융위기에 대한 지난 3일 SBS 8시뉴스의 진단이었습니다. 한국은행 이성태 총재는 한국경제의 의사 결정자들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믿음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스와 이 총재는 꼭 같이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신뢰를 받아야 할 대상은 달랐습니다. SBS 뉴스는 '경제상황'을 강조했고, 이 총재가 강조한 것은 '의사 결정자', 곧 정부였습니다.

지난 1일 SBS 뉴스에 따르면 9월에 만기가 몰려있는 외국인 채권 투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면 10년 전의 외환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9월 위기설'이 외환시장의 '공황'상태를 불러왔습니다. 이날에 이어 2일 뉴스도 정부는 '9월 위기설'이 과장된 얘기라면서 진화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외환보유액이 지난 두 달 동안 150억 달러 줄었지만, 국제통화기금이 권고하는 적정 수준의 두 배 가까운 2,400억 달러나 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경제상황이 탄탄하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뉴스는 외환보유고는 큰 의미가 없고, 한국경제에서 의사를 결정하는 사람들이 국제금융시장에서 믿음을 얻어야 한다는 이성태 한은 총재의 말을 덧붙였습니다. 뉴스는 3일 정부의 거듭된 장담에도 불구하고 수그러들 줄 모르는 '9월 위기설'의 실체를 심층 분석했습니다. 문제가 없다는 정부의 설명이 전혀 먹혀들지 않고 있어 심리적 불안이 확산되면서 위기설이 실제 위기를 부르는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경제상황에 대한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는 SBS 뉴스의 진단은 여기서 나왔습니다.

SBS 뉴스는 이날 신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외환시장의 수요공급 관계의 분석에만 매달렸습니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정유사들의 원유 결제자금 수요가 증가하는 등 시장의 수요는 늘어나는데, 환율상승이 예상되자 수출업체 등이 보유한 달러를 내놓지 않아 시장의 공급이 부족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환율폭등은 이와 같은 시장의 수급관계만으로는 설명이 충분치 않습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이 시장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제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정부가 아무리 설명을 하고 정부의 강력한 시장개입이 뒤따라도 며칠 동안 효과가 없었던 것은 경제상황이 아니라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이었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뉴스는 신뢰를 잃은 것이 현재의 경제상황이라고 분석했지만, 신뢰를 잃은 것은 경제상황이 아니라 경제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알 수 없는 정부였던 것입니다. 여기서 더 필요한 것은 정부에 대한 불신의 근거나 있는가를 뉴스가 분석하는 일입니다.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우왕좌왕했고, 공식적인 개입과는 달리 시장에 전달되는 신호는 정부가 성장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고, 그럴 경우 환율은 어차피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분석의 출발점입니다.

지난 3일 SBS 뉴스는 이명박 대통령이 울산시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다시 고도성장을 강조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함께 죽은 줄 알았던 한반도 대운하 건설 이야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이런 소식들은 발표되는 정책보다 더 강력한 신호를 시장에 줄 우려가 있습니다. 정부의 강력한 시장개입으로 가져오는 환율안정은 일시적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8월 28일 SBS 뉴스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한나라당이 지난 정권에서 만들어진 좌편향적이고, 반시장 반기업적인 법령을 재정비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이어 민주당이 여권의 과거회귀 움직임에 단호하게 맞서기로 결의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1일 정부 여당이 추진하겠다는 좌편향 법령의 정비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는 정책이 나왔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세제개편안이 그것입니다. SBS 뉴스는 이번 세제개편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줄곧 유지했던 분배와 형평 기조에서 감세와 성장기조로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스는 법인세를 5%포인트 인하함으로써 경제성장률은 0.6%포인트 더 올라가고 18만 개의 새 일자리가 추가로 생길 것으로 정부가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뉴스는 세수가 줄어 재정적자가 늘어날 우려가 있고, 고소득자가 더 큰 혜택을 보게 되어 일부에서는 벌써 부자와 대기업을 위한 개편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으며,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세금을 낮춰준다고 하여 경제활성화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는 것 등 주요한 문제점들을 정리했습니다. 하지만 뉴스는 정부가 발표한 전망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예를 들면 법인세 인하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입니다. 전문가들은 법인세율 5%인하로 0.6%의 추가성장이 가능하고, 이로 인해 18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정부 발표는 근거가 박약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1% 추가성장을 통해 추가로 만들 수 있는 일자리가 6만 개 정도인데, 어떻게 0.6%의 추가성장이 18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수가 있겠는가 하는 의문입니다. 법인세 인하의 효과에 대한 SBS 뉴스의 분석이 궁금합니다.

지금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자금이 없어서가 아니라 시장의 불확실성 때문인데, 법인세율을 낮춰준다고 해서 추가성장을 가져온다고 보는 것도 지나친 낙관론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SBS 뉴스는 세제개편 보도에서도 정부 여당의 설명과 야당의 비판을 대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세제개편의 특징과 문제점에 대해 보다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분석을 내놓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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