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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범죄피해에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범죄피해자보호법으로 정부·민간단체 다양한 지원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은 이모씨. 이씨는 상대방에게 얼굴을 맞아 넘어졌는데 뒷머리를 부딪치는 바람에 혼수상태에 빠져 2년째 병원에 누워있다.

이씨를 때린 사람은 형사처벌을 받았지만 가진 돈이 없어 한 푼도 배상하지 않았고, 이씨의 가족은 졸지에 가장을 잃고 병원비 등으로 빚더미에 올라 앉았다.

이씨 가족이 처하거나 그 보다 심각한 상황이 누구에게나 일어 날 수 있다.

그래서 '범죄피해자보호법'이 2005년 12월 제정됐고 법무부와 검찰, 민간단체가 다양한 방법으로 피해자지원에 나서고 있다.

◇범죄 피해자 지원은 = 3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범죄피해 당사자 및 가족을 돕기 위해 법무부의 구조지원과, 대검찰청 피해자인권과, 각 검찰청 피해자지원담당관(☎1301), 또 전국 56개 피해자지원센터(민간단체)가 활동 중이다.

범죄피해 직후 임시 거처가 필요하거나 혼자 범죄현장을 청소할 수 없을 때, 정신상담이나 법률상담이 필요할 때 이들 기관에 연락하면 즉각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형사사건이 진행 중인 법원에 '배상명령'을 신청해 받아들여지면 민사소송에서 이긴 것과 같은 효력을 가지며 가해자로부터 전혀 보상받지 못한 경우 `범죄피해자구조금'을 검찰에 신청하면 유족구조금 1천만원, 장해구조금 300만∼6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 작년부터 '형사조정제도'가 도입돼 사기·횡령·배임·임금체불·명예훼손 등의 고소사건과 관련해 당사자들이 원하면 검찰이 수사하지 않고 피해자지원센터에 설치된 형사조정위원회에서 조정을 받을 수 있다.

◇지원현황과 문제점 = 범죄피해자 지원사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재정 부족.

범죄피해자구조금은 지난해 260건(24억여원)의 신청이 있었지만 169건(16억여원)만 지급됐으며 연간 지급실적은 2005년 118건(10억여원), 2006년 117건(10억여원)으로 연간 46만여건의 강력사건이 발생하는데 비춰 매우 미미한 실정이다.

전국 56개 피해자지원센터의 예산이 국가·지자체의 보조금과 기부금 등을 다 합쳐 74억원 정도이다.

법무부는 구조금 지급 대상자를 확대하고 지급액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예산 확보가 쉽지 않다.

또 가해자 및 그의 가족이 피해자와 증인을 찾아와 합의를 요구하는 등 괴롭히는데도 실질적인 신변보호 조치가 없어 또 다시 고통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검찰은 피해자가 원하면 가해자의 가출소 일자, 석방 예정 일자, 석방 뒤 주소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1억2천여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피해자나 증인이 신변보호를 위해 임시로 생활할 수 있는 거처 10여곳을 마련했다.

검찰은 장기적으로 피해자와 증인의 주소를 옮겨주고 신분을 바꿔주는 '미국식 증인보호 프로그램'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또한 막대한 예산 문제가 걸림돌이다.

결국 예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범죄자에게 부과되는 벌금, 과태료, 범칙금 중 일정 비율을 떼어내 피해자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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