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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간첩 원정화, 대담한 행각…'성 도구화'까지

<8뉴스>

<앵커>

남파 간첩이 탈북자로 위장해서 들어온 사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첩보 영화를 연상케하는 대담한 행각들이 과거의 간첩 사건과는 아주 다른 특징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허윤석 기자입니다

<기자>

합동수사본부가 밝힌 원정화의 입국경위는 이렇습니다.

먼저 중국에서 북한 공작원으로 활동하던 원 씨는 국내로 잠입하라는 지령을 받고 결혼할 남한 남성을 물색합니다.

조선족과 결혼하기 위해 중국을 찾았던 공장근로자 최 모 씨가 걸려 들었고, 원 씨는 2001년 합법적으로 국내로 들어옵니다.

조선족 탈북자로 위장했습니다.

입국 당시 원정화가 임신 7개월이었단 점에서 우리 정보 기관의 의심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에 14차례, 일본에 3차례나 마음대로 드나들면서 북한 보위부 요원과 접촉하고, 무전기와 난수표 대신 휴대 전화로 지령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탈북자란 신분 덕택이었습니다.

북한 말씨를 쓰고, 남한 사정에 어둡더라도 문제될 게 없었습니다.

[김경수/수원지검 2차장 : 탈북자 중에서 극소수이긴 하지만 간첩이 존재한다는 의심이 있었을 뿐, 별다른 확인을 하지못하고 있던 상황에서 최초로 적발된 난파간첩의 사례라고 할 것입니다.]

1차 세계대전때 독일 여성 스파이 '마타하리'처럼 성을 도구화한 점도 특징입니다.

입국 직후 최 씨와 이혼한 원 씨는 군 장교를 포섭하라는 북한 보위부 지시에 따라 김 모 소령과 황 모 대위에게 접근해 사귀었습니다.

원정화가 무역업체를 경영하며 번 돈으로 공작금 일부를 자체 조달하고 북한에 송금까지 한 것도 과거 간첩사건과는 다르다고 합동수사본부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특징 때문에 직접적인 물증이 적고 진술 등 정황 증거가 대부분이어서, 재판 과정에서 논란이 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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