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불교계, 범불교도 대회에 이르기까지

"사태 해결 위한 실마리 암중모색"

정부의 종교 편향에 항의하는 불교계의 범불교도 대회에 약 20만 명이 모일 것으로 대회 봉행위원회가 추산하고 나섬으로써 대회 성공 여부를 떠나 불교계와 정부의 부담이 모두 더해가고 있다.

대회 개최를 계기로 불교계의 민심 이반이 심화할 수 있고 정부 역시 현재로선 뾰족한 대안을 내놓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불교계가 종교편향으로 지목한 사건의 대척점에 있는 개신교 쪽에서 혹시라도 논란에 가세하면 종교간 갈등이라는 걷잡을 수 없는 양상으로 비화할 수도 있어 종교 편향 문제를 속히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불심'이 돌아선 이유는

지난달 29일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인 지관 스님에 대한 경찰의 과잉 검문이 촉발점이 됐다. 그 이전에 이미 국토해양부의 지리정보 시스템인 '알고가'에서 사찰 표시가 누락된데 이어 경기여고 교장의 불교 표지석 매몰 사건, 어청수 경찰청장의 '경찰 복음화' 집회 포스터 게시 등 일련의 사건으로 종교편향에 대한 불교계의 불만이 쌓이던 상태였다.

특히 개신교 장로인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혹시라도 개신교 쪽을 편들까 봐 불교계가 예의주시하던 터에 이런 일이 잇따라 터져나와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 몰렸다고 불교계는 분석하고 있다.

불교계의 요구는 ▲이명박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어청수 경찰청장 등 관련자의 엄중 문책 ▲공직자의 종교 중립 입법화 ▲촛불시위 관련 구속자 석방 등으로 집약된다.

범불교도 대회 봉행위원회 상임집행위원장인 원학 스님은 26일 기자 회견에서 그간 정부와 대화를 통해 대략적인 의견 일치에 접근했으나 대통령 사과 부분을 둘러싸고 생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미 한승수 국무총리의 사과와 유감표명이 있었고, 어청수 경찰청장도 주요 스님들에게 편지를 보내 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으나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봉행위 관계자는 "대통령의 사과가 없는 상태에서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것은 시행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것이며 이번 대회에 개의치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요구를 굽히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은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이자 대변인인 승원 스님은 이 대회 개최에 앞서 "누가 찾아와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광복절 이후 정부와의 대화가 진척되면서 대회 봉행위원회 상임집행위원장인 원학 스님은 "정부가 극적인 조치를 내놓는다면 대회는 결의대회에서 보고대회로 성격을 바꿀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회 개최를 하루 앞둔 기자회견에서는 "정부 조치를 주시하고 조계종 원로 중진 스님들의 의견을 들어 정부 조치가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추석 이후 영남권을 시작으로 불교도 대회를 계속 열어갈 것"이라고 다시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다.

또 불교계가 요구해온 대통령의 사과에 대해 "최소한의 유감 표명조차 없었다"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유감' 표명이라도 있었다면 불교계 정서를 헤아린 것으로 여겨 한 발 물러설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불교계는 이와 함께 유인촌 문화관광체육부 장관을 통해 일련의 조치를 발표한 것에 대해 일단 미흡하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내부적으로는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있다. 특히 어청수 경찰청장이 조계종 총무원을 직접 찾아 사과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흘러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