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은 26일 정부 산하의 유관 기관들을 통.폐합하는 내용의 2단계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대해 "큰 틀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단순히 숫자 줄이기가 아닌 진정한 조직의 슬림화를 위해서는 사업, 인력, 예산 부분에서 군살빼기가 이뤄져야 하며 통폐합 이후 관리 체계를 선진화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민영화 대상에서 제외된 공공기관들에 대해서도 추후 재검토를 통해 추가로 민영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김동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정부가 나름대로 고민을 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정부 산하기관을 줄이는 것은 소위 제살깎기로 쉽지 않은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노력을 많이 한 것으로 평가된다. 숫자는 줄였지만 실질적으로 조직의 슬림화가 이뤄지려면 사업, 인력, 예산 등이 향후 어떻게 조정되는 지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또 민영화 대상 기관이 1곳만 제시됐는데, 나머지 기관들에 대해서도 과연 정부 예산으로 운영하는 것이 맞는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일부 국내 공항의 경영권을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은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공항관리의 민영화가 필요한지 여부는 각 나라 상황에 따라 다른데, 국내 공항이 민영화를 할 정도로 경영이 비효율적인지, 예산이나 세금의 낭비가 많은 것인지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을 1, 2, 3차에 걸쳐 발표하고 있다. 공공기관 개혁은 이해관계가 굉장히 복잡하게 얽혀있는 문제인데 이런 식의 분산 발표는 개혁의 추진 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 김선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산업진흥기능과 연구개발(R&D) 기능을 통폐합한 것은 바람직하다. 예보나, 캠코, 정리금융공사의 기능을 조정하거나 부분적으로 폐지해 앞으로 부실기업이나 금융기관은 시장을 통해 조정하게 한 것도 적절한 조치라고 보인다.
코레일의 경우 애드컴을 폐지하기로 했는데 그 외에도 철도 시설 관리와 관계없는 부분은 추가로 민영화할 필요가 있어 보이며 88골프장 등도 포함됐어야 할 것 같다.
수자원공사 민영화 유보에 이어 지역난방공사나 신보, 기보 등 쟁점이 될만한 기관들은 또 다시 유보된 것이 아쉽다.
민영화는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추진하지 않을 경우 부작용도 많고 성공하기 어려우므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뒤로 물러난 듯한 느낌도 든다.
특히 핵심공기업인 전력, 가스 등 공익 설비사업에 대해 장기적인 청사진이라도 보여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
공기업 개혁을 단계별로 나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이다. 여러 이해당사자들이 얽혀 있는 정부 산하기관을 한꺼번에 개혁하려고 하면 오히려 논란만 증폭되면서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 분야별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진행해야 한다.
정부로서는 공기업 구조조정이든 선진화든 그 명칭에 얽매여서는 안된다. 민영화 역시 여러 가지 개혁방안 중의 하나일 뿐이다.
아직 3단계 발표가 남아있어 1,2단계 만으로 정책 성과를 평가하기는 이르다. 3단계까지 지켜본 뒤 미흡하다면 추가적인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 차문중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2부장
1차 공기업 선진화 추진계획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미진하다는 평가가 많을 것 같다. 정부가 3차까지 추진한다고 했지만 그 이후로도 계속돼야 할 것으로 본다.
정부가 특히 전기.수도.가스 등에 대해서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를 포함한 공기업과 기타 공공기관에 대한 민영화는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전기.수도.가스 등은 국민 생활과 직결돼 있는데다 덩치도 커 민영화가 쉽지 않겠지만 계속 해나가야한다. 핵심 부분은 민영화에서 제외하더라도 사업 부문별로 민영화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각종 진흥기관이 상당히 많은데 통폐합을 많이 한 것 같다. 또 검사.검증기관들도 다시 재검증을 해서 더 통합.폐지하고 민영화도 해야 할 것이다.
공기업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일 못지않게 앞으로 공공기관이 마구잡이로 설립되는 것을 막는 일도 중요하다.
하드웨어를 손질하는 통폐합 이후에도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관리 체계를 다시 검토하고 선진화해야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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