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군 10명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반군의 매복공격을 받아 숨진 사건을 계기로 니콜라 사르코지 정부의 외교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개를 들었다.
2001년 아프간 전쟁이 시작된 이래 최악의 피해로 기록된 이번 사건을 둘러싸고 프랑스 안에서 아프간 파병에 반대하고 철군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막바지 휴가를 보내던 사르코지 대통령이 19일 프랑스군 10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부상했다는 보고를 받자마자 급거 아프간을 방문, 파병부대를 위로한 것도 이런 사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휴가 중에 러시아와 그루지야에 들러 교전사태를 중재하는 외교력을 발휘해 성가를 높였던 그는 휴가 막판에 터진 악재로 무거운 분위기에서 업무를 재개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이번 피해는 프랑스 군이 1983년 레바논 내전에서 53명의 인명손실을 본 이래 가장 큰 규모다.
◆파병 비판여론 거셀 듯 = 20일 오후 늦게 아프간에서 숨진 군인들의 시신이 특별기 편으로 본국에 도착했다. 부상자 21명도 순차적으로 귀국했다.
공항에 도착한 희생자 가족들은 "우리의 젊은이들이 왜 전쟁터로 나가 죽임을 당해야 하는가"라면서 울분을 쏟아냈다.
아프간 파병이래 최악의 피해를 본 프랑스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사르코지 정부의 대(對)아프간 개입정책에 대한 비판여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당수는 "이제 국민은 아프간에 파병된 우리의 군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도 얼마 동안 그 곳에 있어야 하는지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극우정당인 국민전선의 장-마리 르펜 당수도 "우리의 군인들이 '엉클 샘(Uncle Sam.미국)을 위해 숨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사르코지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다.
야당은 의회에 조사위를 구성할 것도 아울러 요구하고 나섰다.
좌파 성향의 일간 리베라시옹은 "끝이 없는 전쟁"이라는 헤드라인 기사를 통해 사르코지 정부의 정책을 비판했다.
◆진퇴양난의 사르코지 =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군은 아프간에서 이길 수도 없고 떠날 수도 없을 것이다."
프랑스 정보기관은 아프간 사태와 관련해 내놓은 보고서에서 이렇게 전망했다.
"나토 군이 군사적으로 지속적이고 완전한 진퇴양난에 처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사르코지 대통령도 나토 군과 마찬가지의 형국에 놓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는 취임 이래 미국과 공동보조를 취하며 추가 파병을 결정하는 등 전임 정부와 달리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정책을 구사해 왔다.
따라서 앞으로 국내에서 힘을 얻어갈 철군 여론과 공세적인 대외정책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할 처지다.
파병부대를 찾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여러분의 임무가 얼마나 소중한지 말해주려고 왔다"며 "동료에게 충실한 최선의 방법은 임무를 계속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데는 철군론에 쐐기를 박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700명 추가 파병을 결정할 당시 야당은 물론 여당내에서도 "파병 이전에 의회의 논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신중론이 제기됐던 것도 사르코지 대통령에겐 부담이 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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