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순직 소방관들이 남긴 안타까운 사연들

20일 서울 은평구 나이트클럽 화재 진압 도중 숨진 소방관들의 사연이 하나둘씩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고 변재우(34) 소방사의 어머니 최모(67)씨는 이날 마지막 남은 혈육인 아들마저 잃었다는 슬픔에 "내가 죽었어야 하는데 왜 니가…"라며 울부짖었다.

지난해 남편이 지병으로 숨진데 이어 딸마저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떠나보냈던 최 씨는 위암 수술을 받은 아픈 몸으로 홀로 남겨졌다.

'엄마 잘 갔다올께요'라던 전날 아침 아들의 인사가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는 그는 "이제 나는 딸도 아들도 없는 사람이 됐다"며 통곡했다.

변 소방사는 임상병리 관련 제조업체에서 일하다 2년의 공부 끝에 작년 4월 소방관에 임용됐으며 자신보다 나이 어린 선배들과 어울리기 위해 게임기까지 구입해 놀던 '좋은 사람'이었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변 소방사의 옛 직장 동료 강희현(34) 씨는 "새 직장에 적응하려고 노력했고 일도 열심히 해 쉬는 날 불러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나갔다"며 "동생의 죽음으로 힘들어하다 이제야 안정을 찾았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떠나 마음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고 조기현(45) 소방장의 형은 먼저 소방관으로 일했던 경험으로 동생에게 '소방관이 되보면 어떠냐'고 권유해 십수년을 '형제 소방관'으로 일했다.

그는 이날 분향을 마치고 나와 "정신이 하나도 없다.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 "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동생이 소방관이 된 것은 자신의 권유 때문이라는 생각에 고통이  클  것이라고 유족들은 전했다.

결혼을 해 13살과 11살 난 아들 두명을 둔 고 김규재 소방장은 쉬는 날엔 부인을 도와 피자 배달을 할 정도로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었다.

비번날 오전에만 잠시 쉬고 오후가 되면 아내가 경영하는 소규모  피자 가게로 출근해 가족의 행복한 미래를 꿈꾸었던 김 소방장.

아침 일찍 사고 소식을 전해듣고 장례식장으로 달려오면서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죽음을 알려주지 않았던 부인 문모(40)씨는 "우리 애들 어떻게 해"라는 말만 되풀이 했다.

문 씨는 이날 오후 분향소로 조문객이 몰려왔지만 여전히 남편이 저 세상으로 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듯 "남편이 죽었다는 말은 하지 마라. 무서워서 듣기 힘들다"며 오열을 멈추지 못했다.

순직한 세 소방관은 1계급 특진된 후 대전 국립묘지에 안장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