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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 육군신청' 개인 부적응탓 vs 제도 모순탓

'전의경제 폐지' 논란 더욱 가열될 듯

서울경찰청 소속 전투경찰 이모(22) 상경에 의해 촉발된 사상 초유의 '육군 복무 전환 신청' 논란이 2개월 여 만에 수습되는 분위기다.

경찰은 최근 이 상경이 육군 복무를 강하게 요구해온 점을 일부 반영해 시위 진압과 무관하고 육군의 근무 환경과 비슷한 독립소대 형태의 부대로 전출 조치하고 이 상경이 부당한 공적제재를 받았다는 국가인권위원회 지적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수용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이 상경 사건을 계기로 결성된 전의경제폐지연대 및 전의경 예비역 모임 등은 향후 공개 기자회견과 헌법소원 등을 통해 전의경제 폐지를 더욱 강하게 요구할 방침이어서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 "개인 부적응 문제" vs "제도적 모순 탓" = 경찰은 현역 전경의 '육군 복무 전환 요구' 사건이 빚어지게 된 근본 이유를 이 상경 개인의 문제 속에서 찾는다.

경찰은 이 상경이 커밍아웃한 동성애자일 뿐 아니라 사사건건 핑계를 대며 경계 근무를 회피해왔다고 전하고 있다.

경계근무 중 선임병과 말다툼 끝에 난투극까지 벌인 일이 있을 정도로 'A급 관심사병'이어서 부대에서는 항상 더 큰 '사고를 칠까봐' 우려해왔다는 것이다.

경찰은 "그 때문에 다른 대원들과의 형평성 지적이 나올 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을 만큼 이 상경을 세심하게 배려했다"고 말했다.

공관 경비만 전담하는 부대에서 시위 진압도 한번 나가보지 않은 이 상경이 촛불집회 진압의 부당함을 들며 복무 전환을 요구한 것도 어폐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상경 본인과 전의경제폐지연대 등은 이런 경찰의 설명을 전의경제가 갖고 있는 근본적 모순을 개인 탓으로 돌리는 행위라고 반박한다.

이 상경은 지난 6월12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육군 복무 전환을 신청하면서 그  사유로 "전경 복무가 본인이 원한 군복무와 많은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즉 촛불집회 진압에 동원된 동료를 보며 현행 전의경제가 많은 젊은이들을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정치논리에 개입시키는 것에 분노를 느꼈다는 것이다.

전의경제폐지연대도 "전경으로 복무하고 있는 군인은 모두 국방의 의미를 다하기 위해 입대했지만 전혀 관련없는 곳에서 근무하고 있다"며 이 상경 사건의 근본 원인 역시 모순적 제도에 기인한다고 비판했다.

인권위원회 관계자는 "전경이 육군 복무 전환을 신청한 것이 정당한가의 문제는 따로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전제하면서도 이 상경을 과잉 제재하고 갈등 관계에 있는 부대원들과 계속 생활하도록 방치한 것은 어쨌거나 부당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 '전의경제 폐지' 논란 가열될 듯 = 육군 복무 전환을 둘러싼 논란은 일단락 된 듯 보이지만 이 상경이 지펴놓은 '전의경제도 폐지' 논란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1천 명 이상의 전의경 예비역이 회원 가입한 것으로 알려진 인터넷 모임 '민주경찰예비역모임'은 조만간 공개 기자회견을 열고 전의경제 폐지를 촉구할 방침이다.

전경 406기 출신으로 이 카페 운영을 맡고 있는 서모(35.회사원) 씨는 "극단적으로 말해 부모님이나 형제자매를 진압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전의경"이라며 "조만간 기자회견을 통해 현행 전의경제의 모순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또 "시위대에 맞아 쓰러지는 동료를 보고 가만 있을 대원들이 어디 있겠느냐"며 "시위대에 대한 폭력진압 역시 전경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  자체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 카페에는 올해 52세인 전경 76기, 48세인 의경 1기부터 갓 전역한 예비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수가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의경제폐지연대는 전의경제에 위헌적 요소가 많다는 점을 들며 헌법소원 등 각종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이 단체 관계자는 "촛불집회 진압 명령에 반대해 복무 거부를 선언했다가 구속된 이길준 의경에 대한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 의경에 대한 사건이 마무리되는 대로 전의경제에 대한 헌법소원을 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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