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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샤라프 대통령, 쿠데타에서 사임까지

8년 10개월 철권통치…탄핵 압력에 백기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파키스탄 집권연정과 국민들의 탄핵 압력 속에 18일 결국 사임을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1999년 10월 무혈 쿠데타로 시작된 무샤라프의 8년 10개월간의 통치가 막을 내리게 됐다.

지난 1943년 인도의 수도인 델리에서 태어난 그는 인도와 파키스탄이 분리 독립한 이후 부모를 따라 파키스탄으로 건너온 '무하지르(인도에서 파키스탄으로 건너온 이슬람 교도를 뜻하는 우르두어)'다.

1964년 파키스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포병장교로 군 생활을 시작한 그는 1991년 장성으로 진급했고, 중장 시절인 1998년 당시 총리였던 나와즈 샤리프에게 '고분고분한 군인'으로 신임을 얻어 선배들을 제치고 참모총장 자리에 오른다.

샤리프에게 발탁돼 군 최고위직에 오른 무샤라프는 훗날 공교롭게도 샤리프를 밀어내고 정권을 쥐게 된다.

그가 정권을 잡게 된 계기는 1999년 발발한 인도와의 '카르길 분쟁'이었다.

파키스탄과 인도 군인 4천500여명이 희생된 카르길 분쟁의 책임을 둘러싼 논쟁이 격화되자 샤리프는 그 책임이 참모총장인 무샤라프에게 있다며 그의 해임을 결정했다.

해외 출장에서 돌아오던 중 기내에서 자신의 해임 소식을 전해들은 무샤라프는 무혈 쿠데타를 일으켰고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임시헌법령(PCO) 발동을 통해 정권을 장악했다.

쿠데타 이후 베나지르 부토와 샤리프를 차례로 망명보낸 그는 대법원으로부터 3년간 통치권을 부여받았고 2002년 국민투표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투표의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자 개헌을 통해 이를 정면 돌파했고 2004년에는 의회 투표를 통해 재신임을 받았다.

당시 여당이 개헌을 통해 대통령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대가로 2004년까지 군 사령관직을 포기하기로 약속했던 그는 군복을 벗으면 대 테러전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번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 파트너로 미국의 지지 속에 사실상 독재에 가까운 권력을 휘둘러왔다.

자신이 반드시 성공한다는 망상과 각종 야합을 통해 정권을 유지해온 그는 지난해 초 정권연장을 위해 개헌을 추진했고 이에 반대하던 대법원장을 해임하면서 전국적인 퇴진 운동이라는 역풍을 맞았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 급진세력이 주도하는 '랄 마스지드(붉은사원)'를 유혈 진압, 이슬람 무장단체들을 자극하면서 최대의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이런 와중에 그는 대법원의 판결을 믿고 귀국을 시도하던 '정적' 샤리프를 공항에서 재추방한 반면 권력분점 협상이 진행중이던 부토 전 총리에게는 사면 카드를 꺼내드는 등 '양면전략'을 펴면서 정권연장을 위해 안간힘을 썼다.

무샤라프는 지난해 10월 야당을 배제한 채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선거인단 97%의 압도적인 지지로 승리했다. 이를 통해 그는 군부 출신의 제2대 대통령 무하마드 아유브 칸을 제치고 파키스탄의 최장수 대통령이 되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군인 신분으로 출마한 것이 화근이 돼 후보자격에 대한 법정공방이 벌어졌고 상황이 불리해지자 그는 같은 해 11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임시헌법령(PCO)을 발동해 사실상의 계엄 통치를 단행했다.

연임을 반대하는 판사들을 해임.구금하는가 하면 반정부 시위에 나선 주요 정치인들과 정당관계자들을 닥치는대로 잡아 가두며 입막음을 시도했던 것.

결국 그는 군복을 벗고 민간인 신분으로 두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총선에서 부토 암살에 따른 동정표로 당시 야당들이 압승해 연정을 구성하면서 본격적인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집권연정 주도세력인 파키스탄인민당(PPP)의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와의 협상에 나서기도 했지만 과거 그에 의해 실각했던 샤리프의 강력한 입김을 피하지 못해 사임 압력에 시달려오다 결국 백기를 들고 말았다.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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