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서울 외곽 도시 용인에 위치한 한 기숙학원.
단잠에 빠져있던 학생들의 하루는 호루라기를 불며 잠을 깨우는 교사들의 고함소리와 함께 시작된다.
학생들은 졸린 눈을 비비며 아침 운동과 식사를 마치고 오전 7시30분까지 교실에 모여든다. 지금부터 자정을 훌쩍 넘긴 시간까지 '강행군'을 시작하기 위해서다.
이들에게는 휴대전화 소지도, 이성친구와의 만남도, TV 시청이나 인터넷 서핑도 허용되지 않는다. 콘서트 관람이나 액세서리 착용 등도 물론 금지된다.
자유시간은 주말에 2시간 정도가 전부고 외출은 3주에 한 번만 허용된다.
뉴욕타임스(NYT)가 13일 소개한 한국의 기숙사식 입시학원, 속칭 '기숙학원'의 모습이다. 한국에는 서울 주변에만도 이런 류의 기숙학원이 약 50군데에 달한다.
신문은 이 곳에 모인 아이들은 대부분 대학입시에 한 차례 이상 실패한 '재수생' 혹은 '장수생'들이라면서 이들이 10대 시절의 모든 낭만과 즐거움을 포기한 채 "감옥과도 같은" 기숙학원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단 하나, 자신들의 미래를 결정지을 대학입시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다.
NYT는 이 같은 현상이 대학 학벌을 유난히 중시하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에서는 어느 대학을 나왔는가가 첫 직장은 물론 50대 이후의 연봉에까지 영향을 미치다보니 일부 재수생들은 각종 유혹으로부터의 격리와 '스파르타식 교육'을 표방하는 기숙학원에 등록해서라도 전년도의 '실패'를 만회하려 한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친구들은 대학 생활을 즐기고 있는데 난 여기서 대체 뭘 하고 있나'라는 생각에 괴로웠지만 지금은 이 곳에서 보내는 1년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는 한 재수생의 말은 이 같은 사회 분위기를 잘 반영한다.
물론 가혹한 스파르타식 입시교육에 시달리는 자식을 지켜보는 부모들의 마음도 편치는 않지만, 이들 역시 "대학 입시가 남은 인생의 70~80%를 결정짓는 슬픈 현실 앞에서 아이를 기숙학원에 보내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한다.
NYT는 그러나 뜨거운 교육열에서 비롯된 한국 사회의 '입시 전쟁'이 한참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 요인이 되기도 한다면서 자살이 10~19세 한국 청소년들의 사망원인 2위로 꼽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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