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푹푹 쪘던 지난 일요일, 그 무엇보다 청량한 '금메달' 소식을 전해온 박태환 선수의 금메달 쾌거는 여러가지로 좋지 않은 나라 안팎의 소식으로 마음이 편치 않은 우리나라 온 국민의 가슴에 부푼 희망을 안겨줬습니다.
당일 경기 승리 이후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수영 경기 바로 직후 방송 3사에 공통으로 나온 광고 하나.
'박태환 선수의 금메달 축하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담은 SK텔레콤의 축하광고입니다.
박태환 선수를 후원하고 있는 SK텔레콤이 박 선수의 경기 결과에 따른 2가지 광고안을
미리 제작해놓았던 것이고, 금메달 소식에 따라 축하광고를 가장 발빠르게 내보냈던 것입니다.
기업들의 이런 기민한 광고 전략은 2002년 월드컵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16강에 이어 8강, 4강까지 우리 축구대표팀의 선전이 이어지자 기업들은 승리했을 때의 경우에 대비한 환호의 축하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만들었고, 경기 직후 흥분이 채 가시지 않을 때 광고를 내보내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올림픽 마케팅'은 '스포츠 마케팅의 꽃', '스포츠 마케팅의 백미'라 불릴 정도로 기업들에 있어서는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65억 세계인에게 자사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기회인 데다, 무엇보다 거대한 중국시장에 브랜드를 노출하고 중국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인들은 경제발전과 맞물려 소비수준이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최대의 시장으로 부상할 13억 인구의 중국시장을 선점하는 데 있어 올림픽은 절대 놓치기 어려운 기회입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시장인 만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중국에서 브랜드 알리기는 물론 시장점유율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상당수 주요 그룹 총수들도 직접 베이징을 찾아 현지 마케팅을 진두지휘하는 것만 봐도
기업들이 느끼는 올림픽에 대한 중요성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가장 눈에 띄는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경기장 안팎에서 자유롭게 브랜드를 노출시킬 수 있는 이점을 살려 중국 현지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는데, 이미 올림픽 VIP들과 올림픽조직위원회 사무국 직원 등에게 '올림픽폰'을 제공하고, 아테네 올림픽에서 삼성전자 마케팅의 1등 공신으로 불렸던 기업홍보관 '삼성올림픽홍보관'도 문을 열었습니다.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중국에서 2010년에 104만 대의 자동차를 판매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올림픽 기간에 맞춰 고객 초청행사, 신차 프로모션 등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통업체들은 현지보다 국내마케팅에 올림픽을 십분 활용하는 모습입니다.
최근 극심한 내수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유통업체들은 올림픽으로 되살아난 소비심리가
매출로 연결될 수 있도록 각종 이벤트와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한국 선수단이 금메달 12개 이상을 획득하면 '모닝' 자동차를 경품으로 내건다든지, 신세계 이마트는 스포츠 용품을 최고 20%까지 할인해주며, 홈쇼핑업체들도 금메달 할인행사를 통해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올림픽에 들썩이는 기업들은 우리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글로벌 거대기업들도 온통 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에 시선을 고정하고 경기장 밖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맥도널드와 스타벅스, 노키아, 아디다스, 폭스바겐 등 세계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현지 스타를 모델로 기용하는 등 중국인에게 한발짝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광고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일례로 전형적인 파란색 캔을 사용하는 펩시는 중국인이 좋아하는 빨간 색 캔을 한정판으로 만들 정도입니다.
게다가 이번 광고전에는 글로벌 브랜드 뿐 아니라 중국 브랜드도 가세했습니다. 컴퓨터 회사 레노보는 중국 회사 가운데 유일하게 올림픽 공식 스폰서로 나서 엄청난 홍보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무한한 시장성을 가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은 공식 스폰서가 올림픽 사상 역대 최고입니다.
일각에서는 올림픽을 맞아 기업들이 과도하게 돈을 뿌리는 방식의 마케팅이 올림픽 정신을 훼손하고 올림픽의 상업화를 가져온다는 비판 의견을 제시하고있습니다. 스포츠 정신보다는 경제적인 논리에 따라 좌우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현실 속에서 이 부분은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어느정도 기준을 정하고 선을 긋는 움직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단은 우리 대표팀이 대회 끝날까지 계속 선전해서 우리 기업이 투자한 마케팅 활동의 두 배 세 배 효과를 내고 글로벌 브랜드로 거듭나는 올림픽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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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지식경제부와 산업계를 취재하는 정호선 기자는 1997년에 경제지 기자로 시작해 2005년에 SBS에 입사했습니다. 좌우명인 '긍정의 힘'과 함께 오랜 경제분야 취재경험으로 차분하고 정돈된 기사로 활약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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